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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계 곁에 앉은 박근혜 … 측근들 텃밭 출마 말라는 MB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본청 계단을 오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의 총 참석은 2009년 5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뉴스1]

15일 오전 8시, 국회 246호. 2년7개월 만에 한나라당 의원총회장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표는 카키색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2004년 당 대표 취임 후 ‘대여 투쟁’에 나설 때 주로 바지를 입어 그의 바지는 ‘전투복’이라고 불리곤 했다. 박 전 대표는 맨 앞에서 셋째 줄 통로 쪽으로 다가가서 자리를 잡았다. 주변엔 이명박계인 박영아·이범래·이은재·이두아 의원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측근들 대신 이명박계 의원들 쪽을 찾아간 것이다. ‘박근혜식 소통 방식’의 변화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여겨졌다.

 박 전 대표는 의총에서 “돋보기를 놓고 햇볕에서 종이를 태울 때는 모든 초점이 하나로 맞춰져야 비로소 태울 수 있다. 우리에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나가 돼 국민 신뢰 회복에 모두 매진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들(친이·친박 갈등)이 다 풀리게 된다”고 했다. 19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을 앞두고 ‘당 화합’을 역설한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첫 시험대는 비대위의 구성이다. 절반 가량이 외부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적 신망이 높은 인사나 중도 진보적 성향을 가진 교수, 기업인, 사회 소수자 그룹의 참여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내 인사론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이 후보군이란 얘기가 나온다. 박근혜계 좌장이었다가 이탈한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참여도 거론된다. 일종의 ‘화합형 비대위’인 셈이다.

 박 전 대표는 공천엔 불개입한다는 방침이다. 공천심사위원장엔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비대위’의 고민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다. 일단 이 대통령과의 ‘정치적 차별화’보단 ‘정책 차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비리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경우 기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청와대에선 ‘박근혜 비대위’에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최근 한나라당의 쇄신을 보고 ‘분열하지 말고 자기 희생을 통해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위 MB맨들이 내년 총선에서 여권 초강세 지역에 출마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본인들도 쉬운 곳에 나가는 게 도리가 아님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에게 ‘MB맨’들에 대한 공천 부담을 안겨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고정애·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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