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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형 세계최고" 염산에 녹은 얼굴도…

14일 서울 강남구 JK성형외과에서 염산 사고로 본얼굴을 잃은 말레이시아 탄 휘린(왼쪽 끝)이 주권 원장(왼쪽에서 둘째) 등 의료진과 재건성형수술을 상담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JK성형외과 1층 로비에 10대 후반의 여성이 들어섰다. 그녀는 검은 선글라스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진료실에서 상담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자 그제야 심하게 망가진 얼굴이 드러났다. 특히 눈과 그 주변 피부가 많이 상했다. 진료실에 놓여 있던 그녀의 옛 사진과 비교해 보니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시력을 잃은 오른쪽 눈에는 미용 렌즈를 끼우든지 의안(義眼) 수술을 하게 될 겁니다.”

 주권(46) 원장이 설명하자 그녀의 얼굴엔 희미하게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지금의 얼굴을 다 바꾸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환자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탄 휘린(19)이다. 그녀는 2년 전만 해도 영국 공인회계사(ACCA)를 꿈꾸던, 해맑은 미소를 지닌 소녀였다. 그러나 2009년 10월, 정신질환자인 아버지가 잠자던 엄마와 자신에게 염산을 뿌리면서 모든 꿈이 깨졌다. 엄마는 숨졌다.

 휘린의 안타까운 사연이 말레이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국회의원 제프 우이가 나섰다. 우이는 수소문 끝에 한국의 JK성형외과가 운영하는 무료 성형 프로그램을 찾아냈고 여러 차례 접촉 끝에 휘린의 얼굴 재건(再建) 수술을 성사시켰다. 치료비(5000만원)는 무료이며 보건복지부와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항공료·체재비 등을 지원키로 했다.

 휘린은 얼굴에 3도 화상을 입어 상처가 꽤 깊다. 앞으로 6개월 주기로 두세 차례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엔 여러 가지 방식이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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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썹엔 눈썹 모양의 문신을 새기고 머리카락을 이식하게 된다. 녹은 얼굴 피부 대신 쇄골 위 빗장뼈 부근과 팔뚝의 살을 떼서 이식한다. 귓바퀴 연골을 떼다 콧구멍도 틔워 줄 계획이다. 주 원장은 “수술이 잘 되면 원래 얼굴의 70~80%는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일 1차 수술을 한다.

 휘린은 내년에 말레이시아의 선웨이 칼리지에 입학해 회계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영국 공인회계사가 꿈이다. 그녀는 “얼굴이 예뻐지면 셀카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론 자신감을 가지고 살겠다”고 말했다. 우이 의원은 “한국은 성형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미용성형에 이어 재건성형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외국에서 얼굴을 되찾으러 오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재건성형 대상자는 화상 환자다. 국내 유일의 화상성형센터가 있는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에는 매년 2000명의 국내외 화상 환자가 찾아온다. 해외까지 명성이 알려져 중국·몽골·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매년 70~80명의 환자가 방문한다.

 이 병원의 최재구(성형외과)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젓가락을 쓰는 민족이라 손기술이 정밀해서인지 피부이식술을 깔끔하게 잘 한다”고 말했다. 어릴 때 얼굴에 큰 화상을 입은 중국 산둥(山東)성의 35세 여성 환자는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가 뒤늦게 한강성심병원을 찾았다. 지난달 10일 얼굴 윤곽과 뼈대를 만드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석 달 뒤엔 2차 수술(피부이식술)을 받을 예정이다.

 화상 상처가 아무는 데는 최소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그 이후 재건 수술을 한다. 작은 흉터는 깨끗이 들어낸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하기도 한다. 큰 흉터는 허벅지나 엉덩이 살, 동물· 인조피부, 사체(死體) 피부를 떼어내 이식한다. 상처가 깊으면 피부뿐 아니라 혈관까지 떼어내 혈관을 이어 준다. 머리 화상은 피부를 부풀려 늘린 상태에서 문제의 피부 조직을 떼어내고 늘어난 살을 당겨 붙이면 머리카락이 자란다고 한다.

 안면 성형수술은 환자 부담이 크다. 2009년 얼굴 화상 재건수술에 보험이 적용됐지만 1차만 해당되고 2차부터는 안 된다. 하지만 한 번으로 수술이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강성심병원 화상 환자들은 평균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선천적으로 입술이 갈라졌거나, 귀가 작거나 없는 아이들도 재건성형 수술을 받는다. 삼성서울병원의 무료 안면성형 캠페인 혜택을 본 아이들을 보면 화상(20.4%) 다음으로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 귀 기형(畸形), 턱 기형, 안면 비대칭 등이 많다.

 아직 국내에는 미국·스페인처럼 얼굴을 통째로 이식하는, 일명 ‘페이스 오프(face-off)’ 수술을 한 적은 없다. 삼성서울병원 오갑성(성형외과) 교수는 “페이스 오프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윤리적 이유로 아무도 원치 않아 시도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박유미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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