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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떴다 하면 18억·15억 … 청화백자가 뜨는 까닭은

15억6000만원에 팔린 백자청화산수문호형주자.
18세기 말 만들어진 ‘백자청화산수문호형주자(白磁靑畵山水文壺形注子)’가 15억6000만원에 팔렸다. 마이아트옥션이 8일 서울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연 경매에서다. 당초 기대됐던 국내 고미술 경매 최고가 경신엔 실패했다. 고미술품의 경매 최고가 기록은 올 3월 18억원에 팔린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 ‘금강산 와유첩’ ‘백자철화운룡문호’에 이어 이번 항아리형 주전자가 역대 4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에 낙찰된 ‘백자청화산수문호형주자’는 높이 46㎝의 항아리형 주전자다. 몸통 양면에 산수 문양을 그렸다. 각각 당나라 시인 장계(張繼)의 시 ‘풍교야박(楓橋夜泊)’ 속 ‘고소성 밖 한산사’ 장면과 ‘소상팔경도(瀟相八景圖)’의 한 장면을 그렸다. 소상팔경이란 중국 후난성(湖南省) 동정호의 남쪽, 소수(瀟水)와 상수(相水)가 합쳐지는 곳의 늦가을 여덟 풍경을 말한다. 이 도자기에 그려진 것은 ‘원포귀범(遠浦歸帆)’ 즉 먼 바다에서 포구로 돌아오는 배의 전경이다. 비슷한 외형과 크기에 소상팔경도의 두 장면이 그려진 청화백자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국내 고미술 시장 5위권 중 세 점이 백자다. 두 점은 청화백자, 한 점이 철화백자다. 그림을 그린 안료에 따른 구분이다. 백자의 인기는 해외 경매까지 합치면 더하다. 199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70억원(이하 당시 환율)에 팔리며 지금까지 국내외 미술품 경매 신기록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백자철화운룡문호’다. ‘백자청화송하선인문호’(샌프란시스코, 61억원), ‘백자청화운룡문호’(뉴욕, 43억5000만원), ‘백자청화보상당초문접시’(뉴욕, 24억6000만원) 등이 그 다음이다.

 청화백자가 대세인 셈이다. 이유는 뭘까.

 첫째, 양질의 작품이 많아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다. 청화백자는 흰 몸통에 코발트 안료로 그림을 그린 도자기다. 조선 초엔 중국이 아라비아에서 수입한 것을 재수입해 썼다. 안료도 귀할 뿐더러 몸통의 순백색을 내는 것도 왕실 및 주요 관청서 쓰는 도자기를 만드는 관요(官窯)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조선 초부터 누구나 갖고 싶어했던 청화백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량이 늘게 됐다.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는 “청화백자는 워낙 귀했기 때문에 널리 가질 수 있게 되자마자 누구나 그걸 원했던, 최고 도자기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둘째, 장식성이 뛰어나 감상 가치가 높다. 시장에서 쳐주는 이유다. 마이아트옥션 공문영 이사는 “청자는 질 좋은 비색을 내기가 쉽지 않다. 비색 청자를 빼면 화려한 맛이 적다. 분청사기는 ‘둔탁하다’ ‘과도기적이다’ 해서 차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취미용으로 유통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명지대 윤용이(도자사) 명예교수는 “청화백자 중에선 18세기 후반의 것이 고가가 많다. 영·정조 시대, 즉 조선 후기 문화부흥기의 것들”이라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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