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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기업과 예술의 협업 시대 … 맥주병·머그잔도 작품을 입는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 ‘콜래보레이션(협업)’이 진화하고 있다. 협업은 더 이상 팝아트의 대가인 앤디 워홀이나 루이뷔통과 손을 잡았던 무라카미 다카시 같은 해외 거장, 아니면 레이디가가·비욘세 같은 외국 스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들어선 국내 신진·중견작가의 작품이 소비재 기업의 주요 파트너로 각광받고 있다. 중산층의 미적 취향이 성숙되고 다양해지면서다. ‘나의 개성에 보다 가까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도 신진 예술가들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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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11일 서울 청담동 ‘갤러리 더 스페이스(Gallery The Space)’에서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의 주인공은 바로 ‘가방’. 그것도 튼튼하고 큼직한 여행용 가방이었다. 중견 사진작가 배병우의 작품 ‘소나무’를 전면에 프린팅한 제품이다. 이 전시회는 배 작가와 협업해 여행가방 1200개를 한정 제작한 쌤소나이트가 주최했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배 작가의 소나무 사진을 3차원(3D) 이미지로 상영해 숲의 풍경을 연출했고 작가의 실제 작품도 전시했다. 작가가 직접 참석한 전시 첫날에는 수백 명의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배 작가는 “가방들의 디자인이 비슷비슷해 여행 중 찾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협업 계기를 설명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아프리카 수단 톤즈 지역의 망고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쓰인다. 그가 현장에서 직접 서명한 여행용 가방(판매가 56만8000원)은 열띤 경매를 거쳐 500만원 가까운 가격에 낙찰됐다.

 콜래보레이션(협업)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 주로 명품 브랜드가 유명 디자이너나 작가·대중스타와 함께 제품을 내놓던 데에서 이제는 소비재 제품에 국내 신진·중견 작가들의 제품이 활용되는 식이다. 가방·핸드백·맥주·화장품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 예술의 옷을 입고 있다. 중산층의 예술 취향이 ‘유명 작가’만을 좇던 데에서 새로운 작가 작품에도 눈을 돌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두·핸드백 업체 EFC(옛 에스콰이아)는 지난주 ‘신진 작가 콜래보레이션’ 핸드백 5종을 출시했다. 지난 5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국내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과 선보인 협업 핸드백이 ‘완판’되자 ‘앙코르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에는 각 100개씩 출시한 제품에 고유번호와 작가 서명까지 새겨 넣었다. 개성 있는 디자인의 한정 제품이지만 가격은 3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EFC 마케팅팀 관계자는 “실험적으로 국내 신진 작가와 협업을 시도한 것인데 소비자 관심이 몰려 놀랐다. 앞으로도 다양한 신예 작가들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MW의 ‘M3 GT2’. 아트카 콜래보레이션 17번째 작품으로, 팝 아티스트 제프 쿤스와 협업했다.

 외국 명품 업체들은 활발하게 협업을 진행해 왔다. 자동차업체 BMW는 1975년부터 세계적 팝 아티스트들과 ‘아트카 콜래보레이션’을 내놓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제프 쿤스와 협업한 ‘BMW M3 GT2’가 국내에 전시돼 화제가 됐다. 주류 역시 고급 위스키 제품들 위주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켈란’은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으로 병을 꾸미는 ‘MOP(Master of Photography) 프로젝트’를 2년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국내에서는 중저가의 대중적 제품들에도 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가을 내놓은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에는 국내 현대미술가 이동기와 최윤정·여동헌 작가의 작품이 담겼다. 이동기 작가의 대표 캐릭터 ‘아토마우스’와 ‘도기독’이 꽃이 핀 동산에 서 있는 모습 등을 맥주병 라벨에 인쇄한 한정판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가 예술작품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주류도 문화의 한 장르가 될 수 있음을 알리려 했다”고 말했다.

 10만원 미만의 한정 상품들은 선물용으로도 인기다. 엔제리너스커피는 15일 서양화가 장은영 작가와 협업한 ‘Angel-in-Art’ 머그잔과 텀블러를 선보였다. 장 작가의 ‘커피 향기 속으로’ 연작 시리즈 중 일부를 커피잔에 프린팅했다. 지난 추석에 선물용으로 내놓은 원두커피·머그잔 세트에 장 작가 제품을 활용한 것이 인기를 끌자 이번에는 연말 선물용으로 재출시한 것이다. 색조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올가을 ‘수분가득 콜라겐 크림 점보’ 2종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제품 패키지를 신예 일러스트 작가 이보라와 이고은의 작품으로 꾸몄다. 수분크림의 주성분인 바오밥나무를 표현한 것들이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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