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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봉 사장님 최희암 “지금 하면 더 잘할 텐데”

최희암(왼쪽) 전 감독이 모교 후배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모교인 연세대 체육관 코트에 선 최희암(56) 전 감독의 머리칼은 희끗희끗했다. 하지만 아마추어 농구대회인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를 이끌 때의 매서운 눈빛은 변함없었다. 지금 그의 명함에는 ‘감독’ 대신 ‘고려용접봉 중국법인 사장’이라는 낯선 글자가 찍혀 있다. 2009년 4월 프로농구 전자랜드 사령탑에서 물러난 그는 경영인이 되어 중국 다롄으로 건너갔다.

 최 전 감독은 14일 오후 6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본사에서 열리는 정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1주일 일정이 빠듯하지만 그는 가족과의 저녁 식사마저 서둘러 마치고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손엔 훈련 내용을 빽빽이 적은 A4 용지 두 장이 들려 있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공을 던져주고, 센터들과 몸을 부딪쳤다.

 최 전 감독이 의자에 앉아 힘이 아닌 스냅으로 공을 던지는 기술을 설명하자 선수들의 눈이 반짝였다. 최 전 감독은 “코치가 눈높이를 맞춰 교육해야 학생들도 더 열성적으로 배운다”고 정재근(42) 연세대 신임 감독에게 충고했다. 훈련은 예정된 한 시간을 지나 두 시간을 넘겼다. 3학년 가드 박경상(21)은 “처음 해보는 훈련이 많았다. 색다르고 어렵지만 많이 배웠다. 일찍 배웠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했다.

 최 전 감독은 다롄에서도 국내의 농구 소식을 챙기고 있다. 정 감독을 보자마자 던진 첫마디가 “아무개 슛폼이 왜 그러냐?”였다. 최희암 전 감독은 연세대 감독 시절 통산 두 차례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호각을 내려놓았다. 최 전 감독은 “프로팀 코치 경험 없이 감독이 된 게 후회된다. 성적에 대한 조급증 때문에 무리한 점이 있었다”고 했다.

 타국에서 경영인으로서 살아가는 일에 대해서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코트가 그립다. 프로 팀 감독을 다시 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왜 없겠나. 밖에서 보니 시야가 더 넓어졌다”면서 “지금 하면 더 잘할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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