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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여대생과 속옷' 빗대 G20정상 조롱?

“나도 자유를 누리고 싶다”며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동영상에 등장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익살스러운 모습. 머리엔 유엔평화유지군 헬멧을 썼다. [유엔 제공]
“반기문 총장님 재선에 성공한 비밀이 뭔가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물었다. 반 총장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렇게 쉬운 걸. 경쟁후보가 없으면 돼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애비뉴의 랜드마크 식당 치프리아니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좌중을 유머로 들었다 놨다. 이날 참석자는 유엔출입기자단(UNCA)과 초대손님이었다. 반 총장은 매년 UNCA 송년 만찬에 참석해 특유의 유머와 입담을 자랑해왔다. 지난 6월 단독 후보로 재선에 성공한 반 총장은 오바마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자신의 연임을 탐탁하지 않게 여겼던 비판세력을 꼬집었다.

 그는 “최근 사진 한 장을 잘못 보내 곤욕을 치렀다”고 익살을 떨었다. 배경화면엔 그가 와이셔츠 차림으로 만세를 부르는 사진이 떴다. 재선 후 기뻐 ‘셀카’를 찍는 모습이었다. 그는 “원래 이 사진은 아내에게 보내려던 건데 G20(주요 20개국) 정상들에게 잘못 갔다”고 말했다. 속옷 차림의 부적절한 사진을 여대생과 교환했다가 사임한 앤서니 위너 전 미국 하원의원을 빗대 그의 재선을 달가워하지 않은 일부 G20 정상을 조롱한 것이다.

 반 총장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엔 무용론에 대해서도 유머로 반격했다. 그는 “지난 7월 아프리카 남수단 독립행사에 갔다가 ‘반기-무(moo·소)’라는 이름이 붙은 소를 봤다”며 “모두들 이 소가 덩치만 컸지 느리고 똥만 싼다고 불평하더라”고 말했다. ‘반기무’는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남수단 초대 대통령이 3년 전 반 총장에게 독립을 도와준 공로로 준 선물로 그가 이끄는 유엔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반 총장은 그러나 “그런 말은 헛소리(bull sheet)”라며 유엔을 옹호했다.

 그는 그러나 유엔 개혁의 어려움도 재치 있게 털어놓았다. 그는 비용 절감을 위한 묘안이라며 세 가지 동영상을 보여줬다. 먼저 사진사를 자처했다. 사무총장과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외교관과 자동타이머로 사진을 찍지만 실수만 연발했다. 구내식당 조리사도 됐지만 요리는 엉망이었다. 이어 비서를 내보내고 전화 받고 복사하는 일을 직접 하다 일만 벌리는 모습도 연출했다. 결국 ‘유엔을 팝니다(UN-4Sale)’란 팻말을 내걸고 홈쇼핑 쇼호스트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지난 5년 동안 나는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며 “이제 나도 자유를 누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유엔 평화유지군 헬멧을 쓴 반 총장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유엔본부 앞 거리를 질주하는 동영상이 나왔다. 비서가 서류를 들고 뒤뚱거리며 뒤따라가는 모습에 좌중은 배꼽을 잡았다. 알자지라 방송 특파원 캐스 터너는 트위터를 통해 “반기문 총장은 평소 웃기는 분이 아니었는데 오늘 밤 홈런을 쳤다”고 평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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