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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공부의 신 프로젝트] 대학생 멘토링 받고 대학생 됐어요

이하늘양과 멘토 강윤정씨

이하늘양(왼쪽)과 멘토 강윤정씨
“쌤!” 이하늘(18·홍익디자인고 3)양이 중앙일보 ‘공부의 신 프로젝트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만난 대학생 멘토 강윤정(22·여·경희대 미술학부 3)씨를 부르는 호칭이다. 강씨가 아무리 ‘언니’라 부르라고 해도 하늘양은 호칭을 끝까지 바꿀 수 없단다. “지난 9월 처음 쌤을 만난 날, 쌤 집에서 하룻밤을 잤어요.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죠. ‘저희 집 가정 형편이 안 좋다’는 것부터, ‘공부를 못해 대학이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까지… 그때 쌤이 먼저 ‘내가 도와줄 테니 면접 준비에 집중해보자’는 제안을 하셨어요. 그동안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쌤이 계셨기에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을 어떻게 언니라고 하겠어요?”

이양은 기초생활수급자다. 아버지는 그가 초등학교 다닐 때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폐결핵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미술에 흥미가 있어 디자인고에 입학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미술학도의 꿈을 접어야 했다. 고3 올라와 “어머니같이 아픈 사람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가졌지만, 5~6등급을 오가는 모의고사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그런 그에게 “면접 준비를 함께 하자”는 강씨의 제안은 한 줄기 희망이었다.

강씨는 이양이 수시 지원한 백석대와 건국대 충주캠퍼스 등의 면접고사 기출문제를 뽑아 분석하면서 ‘사회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묻거나 특정 사회문제를 사회복지와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공통점을 파악했다. 이후 하루 3~4시간씩 신문을 읽으면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시사이슈를 정리했고, 매일 2문제씩 예상문제 파일을 뽑아 이양에게 메일을 보냈다. 강씨가 보낸 파일에는 ‘사회부분- 연예인의 자살이 줄을 잇는다. 자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자살 방지를 위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복지부분- 영화 도가니에서 보여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등의 문제가 적혀 있었다.

이양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보내면 강씨는 그 문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자료와 어떤 내용을 첨가하면 좋을지 등을 점검해줬다. 이양은 “매일 한 주제에 대해 내 생각을 적은 뒤 말로 표현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실제 한 대학의 면접에서는 쌤과 공부했던 ‘자살률’과 관련한 내용이 문제로 출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면접전형으로 백석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느꼈습니다. 저도 대학생이 되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멋진 멘토가 되렵니다.”

“하루 열 번씩 연락해 공부 체크 … 언·수·외 2등급”

허진선양과 멘토 박효철씨


멘토 박효철씨(왼쪽)와 허진선양
대학생 멘토 박효철(21·한국외대 독일어과)씨를 만난지 2개월여, 허진선(18·서울 공항고 3)양은 성신 하모니 전형으로 성신여대에 합격했다.

9월 24일 허양을 처음 만난 박씨는 ‘언어 2·수리 4·외국어 3등급’이라고 적힌 9월 모의고사 성적을 확인한 뒤 틀린 문제부터 분석했다. “어려운 응용문제는 오히려 잘 풀었더라고요. 개념학습을 소홀히 한 채 문제풀이에만 매달렸던 게 문제였죠. 그때부터 잘못된 공부 방법과 시간 관리법을 수정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박씨는 허양에게 ‘등교 전 하루 동안 공부할 과목과 내용, 분량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문자메시지로 보낼 것’을 주문했다. 수능 시간표에 맞춰 해당 영역을 공부하되,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에는 취약 영역인 수리 공부에 투자하는 식으로 스케줄표를 작성하게 했다. 허양은 “오전 6시30분쯤 하루 공부량을 문자메시지로 찍어 보내면 30분 내에 멘토 오빠가 답신을 보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줬다”며 “매일 피드백을 받으면서 ‘제대로 된 공부법’과 ‘스케줄 관리법’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누군가 옆에서 챙겨주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났다”고 말했다.

잘못된 공부 방법도 급속도로 바꿔나갔다. 수리영역은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법을 버리고, 『EBS 수능 특강』 교재를 바탕으로 하루 2~3개 단원에 나온 기본 공식을 암기한 뒤 예제를 풀면서 개념을 익히는 데 중점을 뒀다. ‘외국어는 단어를 몰라 틀린 문제가 많다’고 판단한 박씨는 또 허양에게 하루 150개 정도의 단어를 암기하도록 했다. 박씨는 매일 10차례 가까이 허양과 연락하며 그날 외우기로 한 영어단어와 수학공식 내용을 물었다. 허양은 결국 올해 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영역 모두 2등급을 받았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원점수 46점을 받았던 수리영역은 88점까지 올랐고, 원점수 76점이던 외국어는 96점을 받았다.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한 허양이 면접 준비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도 박씨가 나섰다. 면접 경험이 없는 자신을 대신할 친구를 물색해 지난해 면접 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한 고교 동창을 찾아냈다. 박씨의 친구는 면접을 앞둔 허양을 직접 만나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고, ‘질문을 들은 뒤 10~20초간 생각 정리하기’ ‘답변에서 너의 경험을 꼭 녹여내’ 등 답변할 때의 요점사항을 정리해줬다. 결국 허양은 면접고사를 무사히 통과하면서 성신여대에 최종 합격했고, 건국대 KU사랑 전형 합격자 발표도 기다리고 있다. “효철 오빠는 제 인생에서 부모님 다음으로 고마운 사람입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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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