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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스페셜 - 수요지식과학] 온실효과 36%, 태양이 만든 수증기 탓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는 지난달 28일 제1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시작됐다. 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내년 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 후속 대책을 집중 논의 중이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한 교토의정서를 연장하거나, 새 감축방안을 내놓아야 하지만 전망은 어둡다.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어서다. 과학자들은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을 계속한다면 인류에게 되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상청은 날마다 백령도 등 전국 다섯 곳에서 2~4차례 커다란 풍선을 띄운다. 하늘로 올라가면서 기압·기온·습도·풍향·풍속 등을 자동 측정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보내오는 ‘라디오존데(radiosonde)’라는 장비다.


최근 기상청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라디오존데를 띄우고 있는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의 29년간(1981~2009) 기온 측정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 결과 1.5㎞ 상공의 대류권(지표면에서 약 10㎞ 상공까지)에서는 영상 4.2도에서 영상 5.4도로 1.2도 상승했다. 반면 20㎞ 상공의 성층권(대류권 위에서부터 50㎞까지)에서는 영하 57도에서 영하 58.6도로 1.6도나 떨어졌다. 지구를 덥히는 이산화탄소(CO2)나 메탄(CH4) 등 온실가스 작용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온실가스의 작용 원리는 이렇다. 태양에서 지구에 도달한 양만큼의 에너지가 다시 우주로 빠져나가야 지구의 기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태양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빛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강한 자외선(UV)이나 가시광선이다.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에너지는 파장이 상대적으로 길고 에너지가 약한 적외선(IR)이다.

 대류권에 존재하는 온실가스는 이 적외선을 흡수한다. 대류권의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우주로 나가는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열이 쌓이고 지구가 더워진다. 반면 성층권에서는 적외선 에너지가 줄면서 기온이 떨어진다.

고층 기상을 측정하는 라디오존데.
 국립기상연구소 조천호 기후연구과장은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 열균형이 달라지고 있다”며 “80년대 이후 선진국의 공장 매연(검댕)은 줄고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서 지구 기온변화가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가시광선이 빨강·노랑·보라 등 여러 빛이 섞여 있듯이 적외선도 3~25㎛(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의 다양한 파장이 섞여 있다. 적외선을 구성하는 광자(光子·photon)는 다양한 에너지 값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온실가스는 자신에게 적당한 에너지 값을 가진 광자만을 흡수한다. CO2가 흡수하는 광자와 CH4가 흡수하는 광자는 에너지 값이 서로 다르다.

 ◆최대 온실가스는 수증기=지난해 세계 CO2 배출량은 2009년보다 5.9% 늘어난 334억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기상기구(WMO)도 최근 지난해 CO2와 CH4 농도가 각각 389ppm과 1.81ppm이었다고 발표했다. 산업혁명 전인 1750년의 CO2와 CH4 농도는 각각 280ppm과 0.7ppm이었다. 이 작은 변화가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켰고, 인류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후 전문가들은 “온실효과에 기여하는 정도로 본다면 단연 수증기(H2O)가 최대의 온실가스”라고 말한다. 대기 중 CO2 농도는 389ppm, 즉 100만분의 389 정도인 데 비해 수증기는 보통 1만ppm에 이른다. 전체 온실효과의 36%를 발휘하지만 대부분 바다에서 증발하기 때문에 인간이 수증기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대신 수증기 다음으로 온실효과가 큰 CO2나 CH4의 배출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적외선 광자와 반응하려면 보통 세 개 이상의 원소로 이뤄진 물질이어야 한다. 질소(N2)와 산소(O2)는 온실가스가 아니지만 CO2나 CH4·H2O·오존(O3)·아산화질소(N2O)가 온실가스인 이유다. 같은 온실가스라도 적외선 에너지 흡수능력과 대기 중 존속기간 등을 감안한 온난화잠재력(GWP)은 큰 차이가 있다. CO2의 온난화잠재력을 1이라고 했을 때 CH4는 21, N2O는 310이다. 같은 양이 있을 때 CH4의 온실효과는 CO2의 21배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gnang.co.kr


◆광자(光子, photon)=빛은 파동과 입자 두 가지 성질을 지니고 있다. 빛을 입자로 간주할 때 수많은 광자가 모여 빛을 이루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광자 수가 많을수록 빛의 세기가 커지게 된다. 광자 하나 하나의 에너지는 진동수가 높을수록, 즉 파장이 짧을수록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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