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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M&A시장 ‘머저 웨이브’…한국기업도 사냥 적극 나서라

“기업 인수합병(M&A) 큰 장이 선다. 자금력 있는 한국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세계 기업 사냥에 나서라.” 자본시장연구원 박용린(사진) 실장이 6일 ‘세계 M&A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M&A 붐을 가장 잘 예고하는 지표인 미국 기업의 ‘총자산 대비 순 현금 흐름 비중’이 충분히 높아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한 한국 대기업들이 해외 경쟁 기업들에 비해 유독 M&A에 몸을 사렸지만, 이번엔 좋은 기회를 빼앗기지 말고 선점하라는 충고다.

 그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총자산 대비 순 현금 흐름 비중이 급증하기 시작해 6%에 가까워지면 세계적으로 M&A가 봇물을 이루는, 이른바 ‘머저 웨이브’(merger wave)가 시작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1960년대 이후 네 차례 대규모 M&A 붐이 일었는데 그중 세 번이 그랬다. <그래픽 참조> 총자산 대비 순 현금 흐름은 기업이 가진 자산 규모 대비, 영업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이 얼마나 기업으로 유입되는가를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은 회사는 자산 효율성이 높거나 사업의 현금 수익성이 좋다는 뜻이다. 이런 기업들은 앞으로의 경제 여건이나 사업을 낙관적으로 보고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려 할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 미국 기업의 총자산 대비 순 현금 흐름 비중이 2007년 이후 급등, 2011년 6.3%에 이르렀다. 이 기준으로만 보면 큰 장이 서기 직전에 해당한다.


 기업들의 현금 사정뿐 아니라 다른 주변 여건도 무르익었다. 미국 국채 수익률과 Baa 등급 회사채 수익률 간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2009년 사상 최고를 찍은 이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또 세계 금융시장에서 인수금융의 기준금리로 쓰이는 리보(LIBOR)도 0.8% 안팎으로, 역사적으로 낮다.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미국 S&P500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과거 50년 평균을 밑돌아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낮아진 상태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미국의 경기침체 불확실성이 줄고, 유럽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극복되는 징후가 보일 때 기업 M&A가 만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M&A는 빼놓을 수 없는 기업 성장전략이다. 미래의 경쟁자를 제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장이 섰을 때 초기에 인수자로 적극 참여하는 것이 가격이나 기회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 끝물에 발을 담그면 크게 고생할 수 있다. 2007년 말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소형 건설중장비 부문 밥캣(현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을 인수한 두산, 같은 해 세계 2위의 크루즈선 제조업체 아커야즈(현 STX유럽)를 인수한 STX 등은 인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한동안 후유증을 앓았다.

 박 실장은 “조직 통합의 어려움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삼성전자처럼 세계 경쟁력을 갖춘 한국 대기업들도 그 규모나 위상, 필요성에 비해 M&A 전략을 구사하는 데 소극적”이라며 “하지만 다른 해외 경쟁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 한국 기업들이 가만히 있다가는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서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망설여질 수 있지만, 시장의 큰 흐름을 알고 가만히 있는 것과 모르고 가만히 있는 것은 다르다”며 “상황을 주목하면서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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