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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로서장 고발한 민주당이 고발당할 수 있다

민주당이 박건찬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5일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서 시위대에게 폭행당했다고 한 박 서장이 거짓말로 민주당과 시위 참가자들의 명예를 손상했다고 주장하면서다. 민주당은 “폭행의 증거가 없다”고 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으론 박 서장이 시위대로부터 맞았다는 걸 입증할 수 없는 만큼 경찰이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걸 의원은 “종로서장의 3주 상해 진단은 자신의 모자를 벗으면서 스스로 때린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한·미 FTA 무효화 투쟁위원회의 ‘박건찬 종로서장 자작테러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이 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민주당은 박 서장에 대한 폭행을 자작극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물증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작극임을 입증할 사진이나 목격자를 내놓지 못한 것이다.

 박 서장이 폭행당했을 때 많은 이들이 봤다. 경찰관들이 목격했다고 진술하는 건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이므로 믿을 수 없다’고 하는 민주당 주장을 받아들인다 치자. 그럼 기자들이 두 눈으로 봤다고 하는 데 대해선 뭐라고 할 것인가. 언론인의 양심을 믿지 않고 기자들이 경찰 편을 든다고 매도할 것인가.

 민주당은 박 서장을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세 사람 중 한 명인 김모씨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작극설에 집착한다. 하지만 김씨도 박 서장의 모자를 벗기고 몸에 손을 댄 데 대해서는 인정했다 한다. 법원이 김씨에게 폭행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서 영장을 기각한 게 아니다. 김씨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 폭행을 했는지에 대해선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보고 그에게 일단 방어권을 주겠다는 뜻이다. 경찰은 김씨의 폭행혐의를 입증할 증거자료를 보완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겠다고 한다. 그러니 민주당은 사건을 호도하지 말고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하는지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자작극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자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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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