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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결국 좋은 이웃이 되는 길밖에 …”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1992년 8월 24일 공식 수교한 이래 지금까지 19년에 걸쳐 한·중 관계는 비약적이면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이미 중국은 한국의 제1 무역파트너이고, 한국은 중국의 제3 무역파트너가 됐으며, 상호 교역액이 2010년 기준으로 1884억 달러에 달한다. 이런 통계자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단편적으로나마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최근 가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한·중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국 기자 5명과 중국 기자 5명이 각각 중국과 한국의 몇몇 지역을 돌아본 후 한자리에 모여 느낌을 공유하는 행사였다.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와 중부 지역의 충칭(重慶)시를 방문했을 때의 느낌이 각별했다. 우뚝우뚝 솟은 고층빌딩 숲을 통해 중국의 도시화가 이제 동부 해안가의 부유한 지역을 넘어 내륙과 변방까지 깊숙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한국어로 된 각종 안내문까지 곳곳에서 발견한 것은 이전에 중국을 개인적으로 방문했을 땐 가져보지 못한 색다른 느낌이었다. 중국의 발전이 한 고비를 넘어 일종의 여유를 갖는 것으로 여겨졌다. 우의(友誼) 증진을 위해 서로 좋은 점들을 우선 보여주려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중국의 변화 속도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수민족이 많기로 유명한 윈난성의 쿤밍시 정부 당국이 윈난성 내 26개 소수민족 배려 정책을 설명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소수민족의 언어와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교과서를 따로 만들며, 공무원 채용 때 약 30%에 달하는 소수민족 출신을 우대한다고 했다. 이슬람을 믿는 소수민족 출신이 많은 한 중학교를 방문했을 때 정문에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어록과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어록을 나란히 배치해 놓은 점, 이슬람 양식을 본뜬 건물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교류 행사 기간에 한국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찬반 공방이 전개되었다. 중국의 경제인과 기자들은 한국에서 한·미 FTA를 놓고 치열한 갈등을 벌이는 이유를 궁금해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그들은 생각했던 것 같았다. 공식 석상에서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중국과 대비되는 한국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다소 두루뭉술한 대답을 했는데, 국회에서 사과탄 터지는 행위는 무엇이냐는 후속 질문이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었던 것 같다.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고, 또 그들도 부동산과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한층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한 중국 기자의 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보기 싫다고 어디로 갈 수도 없고 결국 좋은 이웃이 되는 길밖에 없지 않은가. 이웃 간에 좋은 때도 있고 나쁜 때도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잘 지내야 한다는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그때그때 잘 지내는 길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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