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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같은 머리카락 잘라 선물로…현대판 `크리스마스 선물`

유명한 미식축구선수 트로이 폴라말루(Troy Polamalu?)처럼 머리를 기르고 싶었던 데이비드가 오랜 꿈을 접고, 동생을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사진출처=덴버포스트]
"그녀는 남편을 위해 무엇을 선물하면 좋을까 궁리를 하면서 행복감에 잠겼다. 이윽고 그녀는 머리채를 풀어 어깨 위에 드리웠다. 황금의 폭포가 물결치듯 빛났다. 잠시 비틀거린 그녀는 낡아 빠진 붉은 융단 위에 눈물을 떨구며 조용히 섰다."



미국 작가 오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이 생각나는 12월이 됐다. 남편 시계줄을 살 돈이 없어 자기의 생명과 같이 소중했던 머리카락을 잘랐던 델라 딜링햄의 아름다운 사연 말이다.



100여년이 지난 후 비슷한 이야기가 미국 덴버에서 씌여졌다. 지난달 30일 덴버포스트에 따르면 10살 데이비드 페리는 난생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잘랐다. 3살짜리 사촌동생 올리비아 페네를 위해서였다. 데이비드는 유명한 미식축구 선수 트로이 폴라말루(Troy Polamalu)처럼 어깨까지 닿는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을 기르려 했었다.



데이비드는 1년 전 가족 모임에서 올리비아가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클러스턴 증후군을 앓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손톱과 털 등이 결손되는 피부증이다. 태아의 염색체 두 개에 이 유전자 이상이 있으면 태아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다. 그래서 올리비아의 작은 머리는 항상 반짝반짝 빛났다. 의사도 앞으로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을 거라고 말해줬다. 최근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올리비아는 부쩍 스트레스를 받는 듯했다.



어머니 멜리사 모나레즈는 "올리비아는 태어난 지 6개월만에 자기가 언니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언니를 빗질해줄 때는 꼭 자기도 빗겨달라고 애원하더군요"고 말했다.



최근 데이비드는 그가 활동하고 있는 아동 후원재단인 그린벨리랜치의 한 관계자를 만났다. "내 머리를 잘라 동생에게 가발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것이었다. "10살짜리 꼬마가 다가와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놀라웠어요. 참고로 동생이 아니었다면 절대 자르고 싶지 않다고 강조하더군요." 프로그램 기획자인 린다수 체노베스가 귀띔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저녁 덴버의 한 미용실에서 데이비드가 목숨처럼 아껴왔던 50cm에 달하는 포니테일 세 가닥을 포함해 머리카락을 잘랐다. 머리카락을 다 잘라도 가발 하나를 만들만큼 충분하지 않지만 재단은 완성품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재단은 "크리스마스 즈음 되면 이제 올리비아에겐 멋진 머리카락이 선물될 거예요"라고 밝혔다. 데이비드의 어머니 발레리 주아레즈는 "이제 올리비아는 화학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결국 아들이 머리를 깎게 돼서 시원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도 씩씩하게 말했다. "나의 아름다운 머리는 결국 다시 자랄 테니까요." 오헨리 단편소설의 여주인공 델라의 말과 똑같았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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