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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연구개발 … 의약품 플랜트 수출로 세계시장 뚫는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녹십자 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백신 실험을 하고 있다. 녹십자는 이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진=녹십자 제공]
“언제 내 책상이 없어질지 몰라 몸과 책상을 끈으로 묶어놓고 싶은 심정입니다.”

 한 제약업계 종사자가 최근 제약업계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말이다. 내년부터 시행될 의약품 가격 일괄 인하 정책에 최근 비준이 통과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커 업계 분위기가 한층 어두워졌다. 이번 FTA를 통해 발효될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기간 동안 제네릭(복제약) 개발을 막는 제도다.

국내 제약업계는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가 끝나기 전에 제네릭을 개발해 특허가 종료되는 순간 제품을 출시해왔다. 하지만, 허가·특허연계제도로 특허권자의 동의·묵인 없이는 제네릭 제품이 판매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가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가 끝난 후 제네릭 개발에 들어가게 되면 약 발매 시기가 통상 9개월 이상 늦어지게 돼, 손해가 불가피하다.

 일괄 약가 인하로 인한 손실도 만만치 않다. 내년부터 모든 의약품 가격이 현재가격의 53.55% 수준으로 인하되면 2조원대의 손실을 볼 거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거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제약산업의 선진화가 불가능하다.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러 악재에도 제약업계는 연구개발(R&D)에 매진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힘쓰고 있다. R&D 분야에 적극 투자해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국내 1위 제약사 동아제약은 다음달 1일 천연물 신약으로 허가받은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을 발매한다. 위점막보호제 ‘스티렌’과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에 이어 세 번째 신약이다. 나팔꽃 씨와 현호색의 덩이줄기에서 배출한 천연물질을 이용해 만든 신약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다. 위의 배출 능력을 키워주는 작용만 하던 기존 치료제에 비해 모티리톤은 위 배출 촉진과 위 팽창통증 억제 등 복합적인 작용을 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총 연구기간은 6년으로, 후보물질 도출부터 임상시험 완료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연구기간을 대폭 줄였다. 동아제약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제약사와 해외판권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의약품 플랜트 수출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 제약사도 많다. 녹십자는 지난 7월 태국 적십자사와 6160만달러 규모의 혈액분획제제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내년에 태국 뱅프라 지역에 알부민·글로불린·혈우병치료제를 생산할 공장을 지어 2014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또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R&D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해외 품목허가를 목표로 8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녹십자는 미국·유럽·중국 시장을 겨냥해 유전자 재조합 혈우병A치료제 ‘그린진 에프’의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또 신생혈관억제항암제 ‘그린스타틴’과 파킨슨병 치료제 ‘GCC1290K’ 또한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8월 카자흐스탄 제약사인 JSC킴팜사와 수액 플랜트 수출 MOU를 맺었다. 국내에서 제조설비를 만들어 카자흐스탄으로 운반해 플랜트를 짓고 2012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플랜트 수출과 수액원료 판매 등을 통해 앞으로 5년간 3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8월부터 미국 MD앤더슨병원과 프레드허치슨병원에서 암 줄기세포를 죽이는 혁신신약 ‘CWP231A’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17호 국산 신약 ‘제피드’(발기부전치료제)를 출시했다. 또 약효가 뛰어난 백혈병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연구팀과 공동으로 동물시험을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R&D를 위해 매출의 9%인 650억원을 투자했다. 557억원(매출대비 8.3%)을 투자했던 지난해보다 액수를 더 늘렸다. R&D 인력도 2008년 179명에서 올해 265명으로 늘렸다. 대웅제약은 이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난치성 질환인 신경병증성통증치료제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고, 알츠하이머 치료제도 최근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최수진 상무는 “신경병증성통증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전문치료제가 없어 글로벌 신약으로서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전 제품에 RFID(무선인식 전자태그)를 부착해 의약품 생산·물류관리에서 혁신을 꾀하고 있다. RFID를 통한 의약품 이력관리로 제품의 수명뿐 아니라 위조의약품의 유통도 원천 봉쇄할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산업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RFID 표준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의약품 RFID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한은화 기자

◆RFID=제품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의 정보를 초소형칩에 내장해 무선주파수로 추적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특히 유통분야에서 물품관리를 위해 써 오던 바코드를 대체할 차세대 인식기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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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