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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유리창 깬 보좌관은 고발 … 최루탄 터트린 의원은 면책특권?

김정하
정치부문 기자
국회 사무처가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민노당 당직자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29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표결 때 국회 본청 4층에서 본회의장으로 연결되는 통로의 유리창을 깨트리고 본회의장에 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정작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민노당 김선동 의원에 대해선 아직 아무런 조치가 없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박희태 의장은 김 의원을 고발할 경우 여야 관계 정상화나 예산안 심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무적 고려’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화 부의장에게 최루가루를 뿌리고 있는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 [중앙포토]
 하지만 아무리 법과 원칙이 실종된 국회라곤 하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다. 최루탄이 애들 장난감인가? 김 의원이 터트린 ‘SY-44’는 1987년 연세대 앞에서 직격탄으로 발사돼 이한열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바로 그 모델이다. 그 속의 CS 가루는 흡입할 경우 격렬한 기침과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사람을 곤죽으로 만들어 놓는다. 밀폐된 공간에선 질식할 수도 있다. 인체 유해성 시비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98년부터 최루탄 사용이 중단됐다. 최근 경찰은 남아 있는 CS 최루액을 전량 폐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아직도 인질 구출 등 대테러 작전에선 요긴한 장비로 활용된다고 한다.

 그런 최루탄을 본회의장에 몰래 들여와 동료 의원들 앞에서 터트린 행위는 의정 질서가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폭력이 분명하다. 과거 민노당 강기갑 의원의 ‘공중부양’이 해프닝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공격이다. 한·미 FTA에 대한 찬반 여부와는 별도로 형사 문제로 접근할 사안이란 얘기다.

 그런데도 국회 지도부는 여야 관계를 의식한 나머지 민노당 하위 당직자들만 고발하고 김 의원은 애써 못 본 체하고 있다. 해머까지 나왔는데 최루탄이 무슨 대수냐는 체념인지, 임기 말에 번거로운 일은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보신주의인지 모르겠다. 그러는 동안 김 의원은 아무 제약 없이 한·미 FTA 반대 집회에 드나들며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29일 오전에도 청와대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비준안 서명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최루탄 투척이 의원 면책특권에 포함될 순 없다.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넘길 경우 19대 국회에선 화염병이 등장하지 말란 법이 없다.

김정하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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