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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개발원조총회 개막 … 주는 나라 VS 받는 나라

토니 블레어(左), 멜레스 제나위(右)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우리 정부가 공동 주최하는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가 29일 160여 개국의 정부·국제기구, 그리고 관련 단체 대표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벡스코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사흘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원조에서 개발로(From Aid to Development)’라는 모토가 나타내듯, 이번 회의의 이슈는 저개발 국가의 개발전략 수립이다. 그러나 원조를 주는 선진국(공여국)과 받는 저개발 국가(수원국)의 입장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선진국은 원조를 받는 나라의 부패 척결과 정부 역량 강화를, 저개발 국가는 단순 지원이 아닌 선진국 시장 접근 등 근본적 처방을 강조한다. 공식 일정 첫날, 양측의 대표 격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를 만났다. 30일에는 이명박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이 참석하는 개막식이 예정돼 있다.


‘주는 나라’ 영국 전 총리 블레어
“한국은 저개발 국가 롤모델 … 배워야 할 게 정말 많은 나라”


‘아프리카 거버넌스 이니셔티브(Africa Governance Initiative)’. 토니 블레어(58) 전 영국 총리가 퇴임 후 주도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의 리더십 구축 프로그램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가난한 국민을 둔 ‘부자 나라’인 아프리카 각국 정부들의 역량 강화가 원조의 목표가 돼야 한다”며 “아프리카의 롤모델은 바로 이곳, 한국”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프리카 빈곤국 자립에 가장 큰 장애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가 아직 없고, 통치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자원 부국(富國)이지만 국민은 가난한 이유다.”

 -한국의 역할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한국은 효율적인 원조의 성공 사례다. 저개발 국가들에 가르쳐줄 게 정말 많은 나라다. 어떻게 성공적인 나라를 만들었는지 그들은 배우고 싶어 한다. 한국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한다.”

 -최근 경제 위기 영향은 없는지.

 “어렵다. 예산 압박이 심하다. 때문에 1달러를 쓰더라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국민에게 대외 원조를 설득하는 논리는.

 “원조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장기투자다. 저개발국들이 자립하면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가 되고, 실패하면 위험한 존재가 된다. ”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에 비판도 있는데.

 “중국이 올 한 해 아프리카의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은 돈은 세계은행이 한 것보다 많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거대한 존재가 됐다. 경제 발전은 정치 발전과 함께해야 한다. (독재정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중국과 이 문제를 놓고 토론도 해야 하지만 협력도 해야 한다.”

부산=문광립 기자


‘받는 나라’ 에티오피아 총리 제나위
“원조만으론 가난 극복 못해 물건 팔 선진국 시장 열어줘야”?


“한국은 발전 경험을 나눠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국가보다 아프리카에 기여할 수 있다.”

 멜레스 제나위(56) 에티오피아 총리에게 한국은 경탄의 대상이었다. 그는 “한국은 북한과의 긴장 속에도 명확하고 성공적인 발전 전략을 추진해왔다”며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한국의 개발 정책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원조가 이어졌지만 아프리카 국가의 개발은 더뎌 보인다.

 “원조만으론 가난을 물리칠 수 없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선명한 정책 수립과 효율적인 집행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는 내전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어 그럴 수 없었다. 이제까지 공여국들도 단순히 원조를 해주는 수준에 그쳐왔다. 한국의 성공 경험을 배우고 싶다.”

 -공여국에 대한 불만은 무엇인가.

 “기후 변화가 첫 번째다. 아프리카는 지구온난화에 심각한 원인을 제공한 대륙이 아니지만 그 영향은 가장 많이 받는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약속은 공허하다. 한국의 예에서 보듯, 우리에겐 물건을 팔 수 있는 시장도 필요하다. 80년대부터 아프리카 시장 개방은 강요됐지만, 선진국 시장 진입은 막혀 있다.”

 -공여국은 아프리카의 정치적 불안정, 부패, 인프라 부족 등을 지적한다.

 “집중적인 투자로 해결할 수 있다. 지난 30여 년간 서구사회의 지원은 기초 보건 등에 집중됐다. 산업화를 꾀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나 기술 교육은 미약했다. 산업화를 통해 기회 부족을 해소하면 된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도 필수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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