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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엔 구호, 손엔 피켓 경찰 1000명 방청 시위…파업 현장 같은 검·경 맞짱 토론장

‘형사소송법 개정 대통령령 총리안의 문제점’ 토론 회가 한나라당 이인기(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한 참석자가 ‘형사와 검사의 TV 맞짱 토론을 촉구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이마에 붙이고 앉아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1000명이 넘는 경찰이 방청했다. [오종택 기자]

“잘 키운 형사 한 명, 열 검사 안 부럽다.” “나는 붕어빵이다. 앙꼬는 없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형사소송법 개정 대통령령 총리안(案)의 문제점’ 토론회에는 1000명이 넘는 경찰관이 참석해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회의실 600석은 일찌감치 경찰관들로 가득 찼고, 바닥에 앉거나 서서 토론회를 방청하는 경찰관이 150명, 회의실 밖에서 모니터로 토론회를 보는 경찰관도 100여 명이었다. 의원회관 밖에서도 경찰관 200여 명이 삼삼오오 모여 국무총리실의 검경 수사권 강제조정안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경찰관들은 ‘근조 경찰 수사권’이라고 적힌 검은 리본과 ‘형사와 검사의 TV 맞짱 토론을 촉구합니다’라고 된 스티커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작성하는 자유의견 코너에는 경찰관들이 실명을 밝혀가며 붉은 글씨로 ‘비리 검사 내가 수사한다’ ‘검찰 개혁 어디로 갔나’ 등의 글을 빼곡히 적었다. 파업 현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 역시 경찰 출신이다. 이 의원은 축사에서 “6개월이라는 시간을 줬는데 총리실이 대면 토론을 한 번 한 후 일방적으로 강제안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런 갈등을 일으킨 국무총리실장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경찰 측 대표로 나선 이세민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은 “ 내사에 대한 검사의 광범위한 개입, 수사 중단 송치명령, 선거·공안 사건 등에 대한 입건 지휘는 개정 형사소송법의 정신에 위배된다”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총리실 조정안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식 전 경찰청 차장 등 경찰 측 토론자들은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검찰 측 대표로 나선 이두식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은 내사를 포함한 모든 수사활동에 대한 지휘권은 형사소송법상 검찰에 있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6월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명시돼 있는데, 하위법령인 시행령에서 수사 지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또 검찰 비리에 대한 경찰의 수사권을 인정해 달라는 경찰 주장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단장은 “이 역시 모든 수사를 검찰이 지휘하도록 한 형소법 규정에 예외를 두겠다는 것으로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한 헌법에도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토론회 도중 방청석에서 “토론 시간을 지켜요” 등 야유가 쏟아지자 굳은 표정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토론회 말미에 10여 명의 경찰관이 질의응답을 요구하자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의 세(勢) 과시에도 불구하고 총리실은 “조정안에 고칠 게 없다”는 입장이어서 경찰의 향후 대응책이 주목된다.

글=정원엽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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