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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12개 증권사 대표 ‘ELW 소송’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 거래 혐의로 기소된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의 무죄가 확정되자 금융투자협회 황건호 회장은 노 사장과 뜨거운 포옹을 했다. 이날 공판은 앞으로 예정된 11개 증권사의 ELW 소송 결과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업계의 눈과 귀가 쏠렸다. 금융투자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황 회장과, ELW 소송의 ‘선발투수’로 나선 노 대표는 그간 무거운 짐을 덜어놓게 됐다. <중앙일보 11월 29일자 21면>

 7개월간 치열하게 전개됐던 ELW 소송의 첫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증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증권가에서는 비슷한 혐의로 재판 진행 중인 11개 증권사도 무죄 판결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환호하기에는 이르다. 12개 증권사 사장 중 한 명, 그것도 1심 판결이 끝났을 뿐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29일 항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소가 계속 이어질 경우 공판은 2~3년 이어질 수 있다. 한 증권업계 대표는 “판사들마다 판단이 다르고, 1심 판결이 뒤집힌 적도 많다”며 “재판에 따른 업무 공백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증권사가 스캘퍼에게만 직접전용주문(DMA)을 허용한 것의 위법인지 ▶스캘퍼가 좀 더 빨리 거래를 해 다른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증권사들이 스캘퍼에게 전용서버 등을 제공한 것이 일반투자자를 ‘차별대우’한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이런 특혜가 일반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DMA가 수익 기여도가 높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이며, 스캘퍼와의 경쟁 때문에 개인이 손실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증권사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증권사마다 기소 내용이 세부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다른 소송에까지 파급될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실제 증권사의 방화벽 시스템과 거래 체결을 주도한 스캘퍼의 거래 방식 등이 증권사별로 차이가 난다. 또 상대적으로 혐의가 미미한 대신증권에 대한 판결을 스캘퍼를 위장 취업시키거나 수수료 중 일부를 스캘퍼에게 돌려주는 등의 행위를 한 다른 증권사에까지 똑같이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검찰은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서울 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축구경기와 육상경기를 구분 못한 판결”이라며 “몸싸움이 없는 경기를 몸싸움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일반투자자와 스캘퍼의 주문은 충돌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판단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법 규정에 없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매출을 줄여 탈세하지 말라는 법조항은 없다”며 “사기나 기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말라는 규정만 있을 뿐”이라고 비꼬았다.

 일단 법적으론 면죄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ELW 시장 위축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 당국에서 ‘개미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쓴 ELW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1500만원의 ELW 기본예탁금 제도를 도입하고, 수수료 인상을 검토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ELW 거래량은 1조3091억원(25일 기준)으로 지난해(1조6374억원)에 비해 20% 줄었으며 상장종목수도 8016개로 지난해보다 1000개 이상 줄었다.

 증권업계는 특히 재판부가 “ELW 시장의 문제점은 금융감독기관이 충분히 검토한 뒤 정책적·행정적 규제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 당국이 기소 대상 증권사에 대해 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그래도 이번 판결이 ELW시장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만약 유죄판결이 났다면 시장이 더 크게 타격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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