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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물가는 ‘천장부지’로 치솟지 않는다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의 고소로 화제가 됐던 개그맨이 있다. 그는 며칠 전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를 풍자해 “물가가 계속 오르는데 한 가지 안 오르는 건 우리 아버지 월급이다”면서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자. 어차피 내년 선거철이 되면 모든 후보자가 물가를 잡겠다고 나설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월급 빼고 다 오를 정도로 치솟는 물가는 ‘천장부지’로 오르는 것일까,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일까? 지붕 안쪽 구조물을 일반적으로 ‘천장’이라고 하니 마찬가지로 ‘천장부지’라고 하면 될까? 실제로 ‘천장부지’라고 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정답은 ‘천정부지’다.

 ‘천장’과 ‘천정’ 두 단어 가운데 원래 우리가 써 온 말은 ‘천장(天障)’이다. 하늘을 가로막는 것이란 개념이다. 하지만 일본은 ‘천정(天井, てんじよう, 덴조)’이라고 해서 하늘의 우물이라는 뜻의 말을 사용해 왔다. 이 ‘천정’과 함께 ‘천정부지(天井不知)’란 말이 우리말에 들어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천정부지’는 천장을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물가 등이 한없이 오르기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천장부지’가 돼야겠지만 ‘천정부지’를 표준어로 인정하다 보니 ‘천장’과 ‘천정’의 혼란도 생겼다. 실제로 ‘천장’을 ‘천정’으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통일하면 좋겠으나 이제 와서 ‘천정부지’를 ‘천장부지’로 고치기도 뭣하다. ‘천장’이 표준어이지만 예외적으로 ‘천정부지’가 쓰인다는 것을 기억해 두면 된다. 물가는 ‘천장부지’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이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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