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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의 전쟁사로 본 투자전략] 노르망디 오마하 전투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오마하 해변 상륙 전투 장면. 이 전투는 1944년 6월 6일 단행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 가장 격렬했고,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한 연합군 중 암호명 ‘오마하’ 해변에 상륙한 미군만큼 운이 나빴던 부대는 없었다. 오마하 해변은 노르망디 지역에서 독일군의 방어시설이 가장 충실했던 장소였다. 또 하필이면 그날, 독일 해안방어 전문부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부대였던 352사단이 그 지역에서 훈련 중이었다는 점도 엄청난 불행이었다.

 오마하 해변에 상륙한 미군 입장에서 보면 원래 계획 중 제대로 수행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공군과 해군의 지원사격은 엉뚱한 곳을 가격했고, 보병과 함께 상륙하기로 한 탱크는 일찌감치 바다 속에 가라앉아 버렸다. 별다른 지원도 없어 독일군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우왕좌왕하는 병사에게 장교는 소리친다. ‘살아남고 싶다면 해변을 떠나 전진하라’. 적의 포화에 속절없이 노출된 해변을 떠나 조금이라도 엄폐가 가능한 내륙으로 이동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몸 숨길 데 없는 해변에서 적의 포화가 머리 위에 떨어지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병사는 그 자리에서 엎드려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적의 포화가 떨어진다는 것은 그 자리가 적의 관측에 노출돼 있으며 적의 화기가 정조준돼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즉 그곳은 포화가 집중되는 이른바 살상지대(killing ground)이기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병사가 사상자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현명한 병사라면 짧은 시간 적의 포화에 노출되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살상지대를 신속히 이탈해 엄폐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 할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악재를 만나 매물이 쏟아진다면 대부분의 투자는 ‘집중포화를 만난 경험 없는 병사’와 같은 행동을 한다.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가슴만 졸일 뿐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엎드려’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 많은 투자자는 시장의 여건과 수급을 살펴보고, 가격 추세가 유지될 수 있는가를 판단해 대응하려 할 것이다. 경험 많은 병사가 갑자기 집중포화에 직면하면 정신부터 차리고 엄폐할 곳을 찾아 과감히 이동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말할 필요도 없이 ‘우량종목에 대한 장기투자’는 좋은 수익률을 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방법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가면 우량종목의 기준도 바뀌게 마련이고, 심한 경우 불량종목이 되기도 한다. 업황이 추세적으로 나빠지는 종목, 철 지난 테마로 근근이 주가가 버티고 있는 종목, 업종 내에서 시장지배력을 지속적으로 잃어가면서 주가만 싼 종목…이런 종목들을 오래 들고 있는 것은 포화가 집중되는 지역에서 가만히 엎드려 있는 병사의 행동에 비유할 만하다. 주가하락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과감히 자산의 가치를 방어할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어상담1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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