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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CJD는 인간광우병과 무관하다

치명적인 신경질환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의 일종인 의인성(醫因性) CJD(iatrogenic CJD: iCJD)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세계 20개국에서 400건 정도 발생한 희귀병이다.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고 발병 수개월 안에 환자가 숨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4세 여성 김모씨는 1987년 뇌암의 일종인 뇌막 수종 치료를 위해 독일산 수입 뇌경막을 이식 받는 과정에서 뇌가 이 병의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에 노출됐다. 김씨는 23년이 지난 지난해 6월 발병해 같은 해 11월 숨졌다.

 김씨의 병이 여러 종류의 CJD 가운데 이식이나 수술 과정과 같은 병원에서의 의료행위가 원인을 제공해 생기는 iCJD라는 것을 확인한 것은 의료진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다. 이들은 장기간에 걸쳐 역학조사와 부검, 동물실험을 포함한 다양한 과학적 검증 절차를 거쳤다.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과 증세는 비슷하지만 사실은 무관한 질환임을 과학의 힘으로 증명했다. 이를 담당한 한림대병원 김윤중(신경과) 교수는 “조금이라도 임상적으로 의심되면 부검해서 확인한다. 이 환자는 조직학적으로도 vCJD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지난해 10월 감염 사실을 확인하고도 1년 이상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씨가 iCJD로 사망했다는 사실은 김 교수가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물론 면밀한 과학적 검증에 시간이 걸렸겠지만 이를 1년간 쉬쉬하는 바람에 괜한 오해를 부를 수 있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괜히 공개했다가 인간 광우병 논란을 빚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명명백백한 과학적 사실이 근거 없는 괴담에 눌려 혼란에 빠졌던 2008년의 ‘광우병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과학을 동원해 진실을 국민 앞에 당당히 밝혀야 한다. 보건당국은 1980년대에 문제의 독일제 뇌경막을 이식 받았던 다른 환자들도 빠짐없이 추적해 찾아내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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