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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벤츠 여검사’로 불거진 검찰의 윤리 수준

이른바 ‘벤츠 여검사’ 문제로 검찰이 뒤숭숭하다. 내용인즉 벤츠 승용차와 명품가방을 주고받을 만큼 친밀했던 로펌 대표변호사와 여검사의 사적 관계가 공적 영역인 사건 청탁과 해결로까지 발전했느냐는 의혹이다.

 이 사건은 7월 말 대검찰청에 부산 지역 최모 변호사에 대한 진정서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대검 관계자는 “이 진정서엔 최 변호사의 다양한 비위 의혹과 함께 해당 여검사의 문제도 일부 거론됐지만 사생활 문제여서 수사할 사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검 측은 이 사건을 8월 부산지검으로 이관했고, 부산지검은 경찰에서 진행 중이던 최 변호사와 진정인 간의 형사사건 수사가 검찰로 넘어온 이달 초부터 본격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 언론에 보도된 변호사와 검사 간의 사건 청탁성 휴대전화 문자와 540만원짜리 가방 선물 등은 이달 중순께 진정인이 추가로 제출한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해명을 받아들인다면 일부에서 제기한 의혹처럼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해 사건을 4개월간 방치한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이 ‘윤리적·합리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다. 검찰은 지역 변호사와 검사가 벤츠 승용차까지 주고받는 사적 관계를 맺은 사실을 확인했다면, 직업의 특성상 비위 사실이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즉각 조사했어야 한다. 또 이들의 문자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알선수뢰 혐의가 짙은 사안이다. 그런데도 관련 증거를 담은 진정서가 접수되고 나서야 이러한 내용을 알았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또 추가 진정서가 접수된 비슷한 시기에 여검사는 사직했다. 대통령훈령에 따르면 검사 등 공직자가 비위 내사 중일 때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현직에서 징계 절차를 거쳐 물러나도록 돼 있다. 한데 검찰은 이 모든 사안을 무시했다.

 또 문자 내용대로라면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사건 담당 검사에게 대신 청탁했다. 사건 당사자와 해당 검사가 만나지 않고도 검찰 수사에 외부의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사안이 여검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셈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검사의 윤리적 의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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