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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경제 콘서트(60) ‘주룽지 사단의 금융 장악’

정치도, 경제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일하는 사람의 성격을 알아야 일의 앞 날을 알 수 있습니다. 인치의 전통이 강한 중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 금융업계 인맥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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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朱鎔基)사단이 금융을 접수했다."



중국 금융업계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지난달 말 단행된 금융 감독기구 인사에서 주룽지 전 총리가 키운 금융맨들이 핵심 포스트를 장악한 데서 나왔다. '주(朱)패밀리 군단(주가군·朱家軍)의 전성시대'라는 말도 들린다.



어쨌길레 이런 말이 나올까.



중국 금융시스템은 흔히 '1행3회(一行三會)'로 요약된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그 '일행(一行)'이요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 등이 '삼회(三會)'다. 지난 달 인사회에서는 이 중 3회의 수장을 바꿨다. 상푸린(尙福林) 증감회 주석이 은감회 주석으로 자리를 옮겼고, 궈수칭(郭樹淸)건설은행장이 증감회 주석으로, 샹쥔보(項俊波)농업은행 행장이 보감회 각각 '승진'했다.



이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부행장 경력을 갖고 있다는 점과 주 전 총리가 키운 '주가군' 맴버라 점이다.





하나하나 보자.



상푸린 주석은 주 전총리의 '애제자'다. 주 전총리는 1993년 인민은행장에 임명되자마자 자금계획사(司·국에 해당)에서 일하던 상푸린을 행장비서로 발탁했다. 샹푸린은 당시 경제계의 최대 문제였던 '삼각채(三角債·물고 물리는 채무의 연결 고리)'해결에 성공했고, 이듬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그 자리는 궈수칭에게 돌아갔다. 주 전 총리는 2001년 4월 샹푸린 부행장을 증감위 주석으로 발탁하면서, 그 자리를 궈수칭에게 넘긴 것이다. 주룽지는 93년이후 국가경제체제개혁위에서 일하던 궈수칭을 눈여겨 봤고 줄곧 관리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게 인맥은 작동하고 있다.



보감위 주석으로 임명된 샹쥔보와 주룽지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초 상업은행에서 부정부패 사건이 잇따라 터진다. 주 전총리는 심계서(審計署·감사원 해당)부서장으로 일하고 있던 샹쥔보에게 맡겼고, 이를 계기로 샹쥔보는 이듬해 인민은행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결국 이들 3회의 거두들은 모두 주룽지 총리가 인민은행 부행장으로 끌어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컸던 셈이다.



중국 금융업계에서 일행삼회 이외의 핵심 포스트를 하나 더 꼽으라면 약 3000억 달러의 국부펀드를 주무르는 있는 중국투자공사(CIC)다. CIC를 이끌고 있는 러우지웨이(樓繼偉) 회장 역시 '주 패밀리'소속이다. 그는 주룽지가 1988년 사회과학원에서 상하이 시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데리고 갔을 정도로 신임이 깊다.







'주 패미리'의 맏형은 금융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다. 왕 부총리는 '리틀 주룽지'라고 불릴 정도로 주룽지의 측근 중 측근. 1994년 당시 인민은행 행장을 겸하던 주룽지는 건설은행 부행장이었던 왕치산을 인민은행 부행장으로 끌어왔다.



2001년의 일이다. 인민은행장 자리가 비었다. 주룽지는 그 자리에 왕치산을 앉히고 싶었다. 그러나 당치 최고 권력자 장쩌민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인 원로 저우지엔난(周建南)의 아들 저우샤오촨(周小川)당시 증감회 주석을 추천했다. 어쩔 수 없었다. 주룽지가 밀렸다. 결국 인민은행 행장으로 저우샤오촨이 임명됐고, 대신 주룽지는 상푸린을 저유샤오촨 후임(증감회 주석)으로 밀어 넣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이번 감독기구 인사는 왕 부총리 작품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왕 부총리가 차기 인선에서 총리직으로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금융분야의 장악력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가군의 특징은 유학경험이 없는 국내파라는 점이다. 이들은 시장의 자율보다는 개혁에 중점을 둔다. 삼각채 개혁, 보유외환 투입을 통한 상업은행 부실문제 해결, 상업은행 부정부패 척결, 비(非)유통주 개혁 등 일련의 금융권 개혁이 모두 이들 주가군의 작품이다. 대신 금융업 개방 등에 대해선 소극적이다.



주가군의 전면적 등장은 향후 중국 금융업계에 개혁의 회오리바람이 거세게 불 것임을 예고한다. 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 둘이 아니다. 부동산가격 급락으로 인한 은행권 부실 문제, 민영기업들 사이에 만연하고 있는 사금융 문제, 부정부패 등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거침없는 개혁, 그것이 새로 등장한 '주가군'에게 맡겨진 사명인 것이다. 중국 금융업계가 그들의 행보에 긴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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