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자영업자 절반이 사업소득세 한 푼도 안 낸다는데

“세수에도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최고구간 감세를 철회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증세로 가는 것은 너무 단기간에 급격한 변화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23일 기자간담회 )



버핏세 논란으로 본 세금의 진실

 “지도층과 가진 자들이 자기 것을 빼앗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사회를 위해 양보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부자들이 중산층과) 같은 세금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22일 강연회 )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른바 ‘버핏세(소득세 최고구간 신설)’를 둘러싸고 정부와 여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감세 철회를 한 마당에 ‘부자 증세’까지 추가하는 것은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입장이다. 박재완 장관은 “경제가 어렵고 투자도 늘려야 하고 일자리 하나가 아쉬운 데다 저축률이 낮아지고 사회보험료 등의 최고구간 요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부자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민주당·민주노동당을 넘어 여당인 한나라당 안에서도 세를 얻고 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최근 소득세율과 관련, “1억5000만원이든 2억원이든 최고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그 이상의 과표에 대해서는 현재 35%의 세율을 38~4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자 증세 주장은 일단 대중의 정서에 쉽게 파고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를테면 대기업 부장과 재벌 총수가 같은 세율을 적용받는 게 옳으냐는 지적에 수긍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세금 문제를 그저 여론의 잣대로만 결정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박정수(재정학)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고구간 신설이 감정적으로는 호응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세수효과는 1조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보다 주식 양도차익 과세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확대가 오히려 세수 증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35%)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35.5%임을 감안할 때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전체 세수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OECD 평균(25%)에 훨씬 못 미치는 15%에 불과하다. 이는 소득세를 물릴 때 비과세나 공제가 너무 많다 보니 면세자 비중이 많기 때문이다. 총급여의 3분의 2가 과세 대상 소득에서 빠질 정도로 과세 기반이 허약하다. 국민의 급여총액이 100원이라면 67원이 비과세소득이란 얘기다. 재정부 관계자는 “근로소득자의 40%, 사업소득자의 절반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상위 소득자는 이미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 한국에서 상위 1%에 들어가는 고소득자는 전체 납세자의 37.2%, 납세 의무자(납세자+면세자) 대비 44.9%의 소득세를 부담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고세율을 40%로 올리면 지방세와 사회보험료 등을 합한 납세자의 부담액이 소득의 절반까지 올라간다”며 “이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했다.



 세금의 경제적 비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진권(경제학) 아주대 교수에 따르면 국민은 세금만 부담하는 게 아니라 세금액의 30~40%를 ‘보이지 않게’ 추가로 부담한다. 우선 세금을 걷는 데는 행정비용이 들어간다. 이를테면 2만 명의 국세청 조직을 운용하는 비용도 국민 세금이다. 세금을 내려면 납세자들이 공부하고 자료도 챙겨야 한다. 이런 ‘납세순응비용’도 세액의 10~20%에 달한다. 세금이 이처럼 값비싼 정책수단이라는 점을 흔히 망각한다. 박정수 교수는 “1980년 한국의 소득세는 무려 27개 구간이었고 최고세율은 80%에 달했다”며 “과연 그때 세금이 많이 걷혔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진권 교수는 “‘부자의 세금을 높여야 한다’는 얼핏 보면 달콤한 구호가 사실은 단순논리의 함정이라는 사실을 국민이 알지 못하면 한국은 절대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서경호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