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하시모토 반란 … 민주·자민당 연합군 베다

27일 실시된 일본 오사카 동시선거에서 시장에 출마한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부 지사(앞줄 왼쪽)와 오사카부 지사에 도전한 마쓰이 이치로(앞줄 오른쪽) 후보가 언론 출구조사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지자들과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다. 지역 정당 ‘오사카 유신의 모임’을 발족해 선거에 뛰어든 그는 민주·자민당이 지원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마쓰이는 이 모임의 간사장이다. [지지통신 제공]
27일 치러진 일본 오사카부(府)지사와 오사카시(市)시장 동시 선거에서 지역 정당인 ‘오사카(大阪) 유신(維新)의 모임’ 소속 후보가 중앙 정당 지원 후보를 누르고 모두 승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사카 시장선거에선 오사카 유신의 모임’ 대표로 전 오사카부 지사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2) 후보가 일본의 집권 민주당과 제1 야당 자민당이 연합해 밀었던 현 시장에게 승리했다. ‘오사카 유신의 모임’ 간사장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47) 후보도 오사카부 지사로 새로 선출됐다.



지역 정당 이끌고 오사카 시장 선거 승리 … 일본 정치 ‘쇼크’

 이번 선거는 당초 오사카 시장선거만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오사카부 지사였던 하시모토 전 지사가 지난달 “시장이 돼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를 통합하겠다”며 지사직을 던지고 시장선거에 뛰어들면서 지사-시장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게 됐다. 걸핏하면 충돌하는 히라마츠 구니오(平松邦夫·62) 현 시장 대신 직접 시장이 돼 자신의 ‘오사카도(都) 구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었다. 오사카시의 행정조직을 없애고 오사카부에 편입시킨 뒤 오사카부를 도쿄도(都)에 이은 제2의 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시를 없애기 위해 자신이 시장이 되겠다는 역발상이었다.



 선거 과정에서 기존 정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하시모토가 2010년 창당한 지역 정당을 토대로 승리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은 기존 정당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로 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손잡고 지원한 후보가 탈락한 셈이다.



 이번 선거가 일본 전체의 관심사가 된 건 40년 만에 이뤄진 지사-시장 동시 선거의 희소성, 오사카도(都) 구상의 파괴력, 스타 정치인 하시모토의 상품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시모토의 승리로 상징되는 일본 정치 풍토의 변화에 일본 언론과 정가는 더 주목하고 있다. 2008년 지사에 당선될 때만 해도 하시모토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일련의 개혁정책이 중앙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자 지난해 “기존 정당엔 미래가 없다”며 ‘오사카 유신의 모임’을 만들었다. 올 4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선 오사카부 의회의 과반을 휩쓸었다. 오사카시와 사카이시 의회에서도 제1당의 자리에 올라 기존 정당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기존 질서를 뒤엎는 ‘하시모토의 반란’에 민주당과 자민당은 위기감을 느꼈고, 급한 마음에 손을 잡았다. 두 당은 오사카 지역조직을 통해 하시모토의 경쟁자인 히라마츠 현 시장을 밀었지만 그의 바람을 잠재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 25일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76%는 “일본 정치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54%, 자민당 지지층의 87%,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의 83%가 이렇게 답했다. 정치적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3년째 허둥대고 있는 여당 민주당,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늙은 야당’ 자민당, 5년 만에 총리가 6명이 등장하는 허약한 일본 정치 풍토 모두에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하시모토의 성공을 놓고는 ‘지역 정당과 정치 신인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일본 정치의 새 모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 언론들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로 끝난 서울시장 선거, 안철수 교수의 돌풍 등 한국 정치의 변화에도 주목한 바 있다.



 하시모토의 부상을 경계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는 “일본의 가장 한심한 점은 혼자서 전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할 만큼 우익적 성향의 인물이다. 일본 신문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70%는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딛고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토양에서 하시모토의 급부상은 안 그래도 불안정한 일본의 정치 구도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벌써부터 민주당과의 연립정권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신당에선 하시모토와 그를 지원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를 중심으로 한 보수 신당 결성론이 나오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포장된 일본 정치의 우경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