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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인류의 미래다 ① 도시의 원시림 케냐

카루라(Karura) 숲에서 제일 큰 마닐카라(manilkara) 나무. 수령이 600년이 넘고 높이가 40m나 된다. 이 숲에는 수령이 몇백 년씩 되는 20, 30m 높이의 나무가 수백 그루 있다. [카루라=윤석만 기자]
숲은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다. 예부터 사람들은 식량과 땔감, 맑은 공기와 물 등 생존에 필요한 대부분을 숲에서 얻어 왔다. 숲은 또 의약품과 에너지, 신물질 개발 등 인류 발전의 미래를 제공하는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중앙일보 취재팀은 유엔이 정한 ‘산림의 해’를 맞아 생명의 터전이자 인류의 미래인 세계 각지의 숲을 찾았다.



케냐, 숲 비율 헌법에 명시 … 나이로비서 5㎞ 가면 밀림



“인구 300만 명이 사는 대도시 한복판에 야생 표범이 산다는 게 믿기세요?”



 올해 8월 케냐 나이로비 카루라(Karura) 숲. 10년째 카루라를 관리해온 나이로비 산림보존지구 무소니 은제루 감독관은 키가 40m가 넘는 고목을 가리키며 “수령 600년이 넘는 마닐카라(manilkara)종인데 대부분 나무들의 나이가 몇 백 년씩 됐다”며 “밤에는 표범이 어슬렁거릴 만큼 원시림 보존이 잘돼 있다”고 말했다.



 동아프리카 최대 도시인 나이로비의 중앙상업지구(Central Business Area)에는 각종 상업시설과 유엔환경계획(UNEP)·동아프리카공동체(EACSO) 등 국제기구의 고층 건물이 밀집해 있다. 빌딩 숲에서 5㎞, 차를 타고 10여 분을 달리자 산림경비원들이 3~4m 높이의 철조망 아래 보초를 서고 있는 카루라가 나타났다. 이중으로 된 철문이 열리면서 영화 ‘쥬라기공원’을 연상케 하는 원시림이 펼쳐졌다.



 산림경비원들의 뒤를 따라 숲 깊숙이 따라 들어가니 적도 한가운데의 아프리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서늘함이 느껴졌다. 30m씩 되는 나무들이 지붕처럼 햇볕을 차단하고 있었다. 캐노피 숲(canopy forest·상층부 잎들이 맞닿아 있는 울창한 숲)인 카루라는 바이오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크로톤(croton)과 대나무, 고사리 등 수천 종의 식물과 원숭이, 다이커(아프리카 영양), 호저(고슴도치의 일종) 등 수백 종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깊은 밤과 새벽 시간에는 표범이 활동해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국토 면적의 64%(6만4600㎢)가 숲인 우리와 달리 케냐는 5.9%(캐노피 숲 2.4%)에 불과하지만 나이로비는 도시와 숲의 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고(故) 왕가리 마타이 여사의 헌신적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마타이 여사는 1977년부터 지난 9월 타계하기까지 하루도 나무 심기를 거른 적이 없다. 그가 설립한 그린벨트 무브먼트(Greenbelt Movement)재단은 나이로비를 중심으로 지난 30여 년간 9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80~90년대 케냐 정부가 여러 번 도심 녹지의 개발을 추진하려 했을 때 마타이는 경찰에게 구타를 당하면서까지 시민들과 함께 막아냈다. 그의 숲 보존 노력은 전 세계로 확대됐고, 2004년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상(평화)을 받았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8월 케냐 정부가 발표한 장기 국가발전계획 ‘비전2030’으로 결실을 맺었다. 헌법을 통해 2030년까지 숲의 비율을 10%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데이비드 음부과 산림청장은 “숲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자산”이라며 “그동안 무분별한 벌목으로 숲이 황폐화됐지만 이제는 전국의 숲을 10개의 보존지구로 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로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숲은 지금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케냐에서는 서울시 면적(605㎢)의 3.74배에 달하는 2260㎢의 숲이 없어졌다.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170㎞ 떨어진 마우(Mau) 숲 보존지구의 나쿠루(Nakuru) 호수는 세계 최대 플라밍고 서식지였지만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마우 지구의 코스마스 기유구 감독관은 “예전에는 헤엄쳐 물을 건넜던 버펄로가 지금은 걸어서 건넌다”며 “수분을 저장할 나무가 사라지면서 야생동물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찬우 주 케냐 대사는 “마우 숲은 나일강의 원류인 빅토리아 호수의 수원 중 하나”라며 “숲을 살리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냐 나이로비·나쿠루=윤석만 기자



◆이 기획기사는 산림청 녹색사업단 복권기금(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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