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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독서나눔 캠페인 ‘책 읽기에서 책 나누기로’

소설가 이철환씨가 26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독서나눔콘서트에서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1999년 11월 23일이었어요. 징그러워서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어요. 쇠파이프 가르는 소리 있죠, 그게 양쪽 귀에서 굉장히 크게 들리는 거에요. 지금도 들려요. 이 소리 때문에 심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수백만 마리 되새 떼는 왜 충돌이 없을까
이철환 작가 “서로 배려하기 때문이죠”



 밀리언셀러 『연탄길』의 저자 이철환(49) 작가가 마음 속 상처를 꺼내 보였다. 26일 오후 전북 전주시 자원봉사센터. 이씨가 최근 그림과 함께 낸 어른을 위한 동화 『위로』를 들고 독자와 만나는 제5회 독서나눔콘서트가 열렸다.



중앙일보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한 자리다. 작가의 소박하고 순수한 그림에 눈을 빛내는 어린아이들, 허심탄회한 작가의 고백에 고개를 끄덕이는 어른들이 객석에 함께 앉았다.



 이 작가가 귀에서 소음을 듣게 된 건 『연탄길』 때문이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와 새벽 3~4시까지 작업을 했다고 한다. 당연히 과로가 쌓였다. “우울증 약을 최대 용량으로 먹었고 그 때문에 입 안이 바싹 마르게 됐어요. 강연 하면서 물을 자주 마실 텐데 양해해 주세요.”



 하지만 강연 내용은 따뜻하고 밝았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했던 힘을 청중과 나누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장의 그림을 준비해 와 보여줬다.



 첫 그림에선 밝고 노란 별이 비처럼 쏟아졌다. 그 아래에 작은 꽃 한송이가 피어나 있었다. “씨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하지만 별이 비처럼 내리면서 생각지 못했던 기회를 만들어줬죠. 이렇게 우연과 필연이 반복되면서 기적이 피어납니다.”



 수백만 마리씩 떼지어 다지는 되새(참새목 되새과의 작은 새)를 그린 작품이 나왔을 땐 객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이 작가는 “가장 화려한 것 같던 공작보다 더 화려한 새”라 소개했다.



 “추석에 민족 대이동을 하면 사람들은 고속도로에서 많이 충돌합니다. 하지만 되새는 단 한 마리도 떨어지지 않죠. 왜냐, 서로 앞 뒤 옆, 즉 바로 옆의 새만 조심하면 되거든요. 사람들도 못하는 것, 바로 ‘배려’입니다.”



 이야기는 같이 사는 사회에서 필요한 소통으로 이어졌다. 작가는 “자신의 것을 반 이상 포기하지 않는 한 소통은 없다”고 했다.



 이씨는 제대로 미술을 공부한 적이 없다. 가난 때문이었다. 이번 책에서 강아지를 그렸지만 사람들은 ‘곰’이라고 알아봤다고 했다. 어딘가 미완성인 듯한 그림이었지만, 특별한 온도가 스며 있었다.



 객석에 앉아있던 주부 김영리(37)씨는 “늘 이런저런 일상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참 좋은 강연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현실만 보지 않고 그 이면에 담긴 삶의 따뜻함을 찾아내는 힘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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