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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전선 입찰 담합, 32개사 386억 과징금

한국전력이 2000년 입찰에 부친 전봇대용 공중전력선 160SQ(스퀘어·전선 규격단위) 낙찰가는 m당 2380원으로 한전이 처음 제시한 낙찰 예정가(1870원)보다 27.3%나 높았다. 업체들이 짜고 11차례나 입찰을 유찰시키며 낙찰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전은 원래 잡았던 예산보다 45억700만원을 더 쓰고 전선을 사들였다.



공정위 “한전, 2772억 추가 비용”
LS 등 주도 업체 4곳 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는 11년 동안 전력선 구매 입찰에서 담합을 해온 35개 업체를 적발하고, 이 중 32곳에 대해 386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LS·대한전선·가온전선·전선조합 등 4곳은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 업체가 담합을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다. 이후 2008년까지 전력선 구매 입찰에서 220여 차례나 담합을 벌여왔다. 이들은 입찰 전에 서로 “이번엔 누가 얼마를 수주받는 걸로 하자”고 물량을 나눴다. 그러고 나서 각자 정한 대로 높은 가격을 써냈다. 보통 경쟁 입찰에선 구매업체가 써낸 낙찰 예정가격보다 20~30% 정도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낙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낙찰 예정가격을 올리거나 아예 입찰을 유찰시켜 낙찰 예정가를 9.9~27.3%까지 인상시켰다. 공정위는 “공정위 현장 조사로 인해 경쟁 입찰이 있었던 2007년엔 입찰 가격이 낙찰 예정가의 78.4%였다”며 “하지만 담합 기간엔 평균 낙찰률이 99.4%나 됐다”고 밝혔다. 한전이 담합 때문에 추가 지불한 전력선 대금은 2772억원, 전력선 총 구매금액(1조3200억원)의 21%에 달한다고 공정위는 추산했다.



 전선산업 분야의 담합은 고질적 관행이었다. 앞서 공정위는 ▶한전 피뢰침 겸용 통신선 입찰 담합(2009년 7월, 과징금 66억원) ▶KT 통신선 입찰 담합(올 4월, 158억원) ▶건설사 전력선 입찰 담합(올 4월, 20억원) ▶시판 전선 가격 담합(올 4월, 387억원) 등을 단속했다. 김순종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엉뚱한 데서 국민들이 낸 전기요금이 새고 있었던 셈”이라며 “한전이 사업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징금은 ㈜LS 126억2500만원, 가온전선 65억7700만원, 일진홀딩스 36억7400만원, 대한전선 32억7900만원 순으로 부과받았다. 35개 업체 중 적자가 심하거나 화의 진행 중인 중소업체 3곳은 과징금이 면제됐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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