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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탕 먹이려 던진 돌이 … 소년은 살인자일까

연극 ‘소년이 그랬다’는 소년들의 예민한 감수성을 촘촘하게 따라간다. 특히 두 배우 김문성(오른쪽)과 김정훈의 연기가 무대를 꽉 채운다. [국립극단 제공]


‘졸라’라는 말은 거의 입에 달고 산다. 걸레를 물고 있는지 ‘지랄’ ‘씨X’ “X나’ 같은 욕도 5초마다 튀어 나온다. “형 나이키 쌔뺑 루나 신고 있다” 등 어른들로선 해독이 불가능한 대사도 적지 않다.

[공연 리뷰] 청소년 연극 ‘소년이 그랬다’



 그래도 어찌하겠나. 지금 이 시대 중·고생들이 주로 하는 말이라는 데. 탄식하고 개탄했다간 “꼰대다”란 소리 듣기 십상이다.



 청소년 연극 ‘소년이 그랬다’(연출 남인우)는 두 명의 중학생을 등장시킨다. 그들의 말투란 게 이토록 거북하다. 행동도 도발적이다. 아직 10대인 터라 겁은 많지만 승부욕은 불탄다. 거기서 불행이 시작된다. 자기들을 괴롭혀 온 중국집 종업원을 어떡하든 골탕 먹이려 한다.



 그래서 돌을 집어 들어 던진다. 그렇게 던진 돌이 살인 무기로 변할지 상상이나 했을까. 작품은 우발적인 장난이 가져오는, 끔찍한 결과를 차곡차곡 짚어나간다. 아이들은 과연 살인자일까. 아니라면 망자의 한(恨)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법은? 윤리는?



 그저 찧고 까부는 ‘중딩 얘기’인줄 알고 봤다면 오산이다. 결코 녹록하지 않은 문제 의식이 스며 있다. 게다가 현실 묘사는 지나칠 만큼 신랄하다. 어떤 민간 극단에서 이렇게 꼬집었나 싶어 보았더니, 국립극단 산하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소장 최영애)가 만들었다. 연구소는 5월에 문을 열었고, 첫 번째로 이 작품을 선택했단다. 대한민국 공공기관이 언제부터 이토록 열려 있나 싶어 신기했다.



 작품의 미덕은 계몽성의 거세다. 어줍지 않게 가르쳐 들려 하지 않는다. 현실을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묘사하되, 갖고 있는 문제 의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 부친다.



 연극 미학적으로도 뛰어나다. 작품엔 딱 두 명의 배우만 나온다. 둘은 소년이 됐다가, 형사가 됐다가 정신 없이 이동한다. 그 변화무쌍함이 척척 맞아 떨어진다. 별다른 무대 장치가 없다. 그래도 빛으로, 소품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의 상상력으로 빈 공간은 그럴듯하게 채워진다.



◆연극 ‘소년이 그랬다’=12월 4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 극장. 1만5000원, 3만원. 02-3279-2226.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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