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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장소서 물 받아 조사했더니 … 정수기 20%엔 세균, 수돗물 모두 안전

정수기물이 수돗물보다 위생적일 거라는 통념과 반대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는 “서울 시내 120곳의 정수기물과 수돗물을 분석한 결과 25곳(20.8%)의 정수기물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수돗물은 모두 안전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6~10월 서울 시내 일반 가정집과 사무실·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12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팀은 각 장소에서 정수기물과 수돗물을 채취해 ‘먹는 물 수질공정시험법’에 따라 일반세균·대장균·산성도(pH)·탁도· 잔류 염소량 등 다섯 가지 항목을 조사했다.

 그 결과 21곳의 정수기에선 기준치 이상의 일반세균이 검출됐고, 3곳에선 복통 등을 일으키는 대장균이 나왔다. 중구의 한 교회에서는 세균과 대장균이 모두 검출되기도 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25곳 중에는 가정집이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중이용시설이 9곳, 사무실이 6곳이었다. 미용실·백화점은 물론 한의원·대학교·병원도 있었다. 반면에 같은 장소에서 채취한 수돗물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정수기물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은 필터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필터를 거치면서 소독제인 염소가 제거된 물이 수조에 오래 저장되면서 세균이 번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조사팀은 설명했다. 물은 상온에서 수조에 고인 지 2시간이 지나면 세균이 자란다. 조사를 총괄한 이학태 녹색식품연구소장은 “조사 결과를 보면 정수기물이 수돗물보다 더 깨끗하거나 위생적일 거라는 생각은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성재 수돗물평가위원회 간사는 “법적으로 수돗물 검사 항목은 58가지이고 서울시의 경우 그 세 배인 155가지에 달한다”며 “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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