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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타이타닉, 14년 전 감동 집어삼키다

1998년 아카데미 11개 부문을 휩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오른쪽)·케이트 윈즐릿 주연의 ‘타이타닉’. 이를 3D로 변환한 ‘타이타닉 3D’가 내년 4월 개봉된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
“전혀 새로운 차원의 바다로 항해하게 될 겁니다.”

 ‘제왕’ 제임스 캐머런(57)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14년 전 만든 ‘타이타닉’(1997)의 뛰어남을 확신하고 있었고, 새롭게 매만진 3D 의 완성도도 자신하고 있었다. 그가 3D로 다시 만든 ‘타이타닉’의 영상 일부를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20세기 폭스사 스튜디오에서 중앙일보를 포함한 전세계 기자들 앞에 공개했다.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년에 맞춰 내년 4월 개봉 예정인 대형 프로젝트다. ‘타이타닉’ ‘아바타’를 같이 만든 프로듀서 존 랜도(51)도 동석했다. ‘타이타닉’은 ‘아바타’(2009) 이전까지 전세계 흥행 수입 1위 기록(18억4320억 달러)을 지켰었다.

 ‘타이타닉 3D’에 대한 할리우드의 기대는 크다. 역대 히트작을 3D로 재개봉하는 새 수익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 때문이다. 예감은 좋다. 최근 북미에서 개봉한 ‘라이온 킹 3D’는 개봉 7주 만에 9300만 달러(약 1040억원)를 벌어들였다. 내년 초엔 ‘스타워즈’ 3D가 공개된다. ‘쥬라기 공원’ ‘반지의 제왕’ 등도 3D 재개봉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타이타닉’ 3D는 압도적이었다. 거대한 타이타닉호 공간은 웅장한 깊이감을 얻었다. 주연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즐릿의 뱃머리 러브신은 일렁이는 파도와 흩날리는 머리카락의 움직임으로 섬세하게 되살아났다. 침몰 과정의 아비규환은 아찔한 심도가 더해져 화면 속 스케일을 한껏 키웠다. 4K 디지털(가정용 디지털 TV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화질)로 리마스터링한 장면은 더욱 선명했고 생생했다. 18분 길이의 영상이 끝나자 박수가 터졌다.

 캐머런은 “3D로 촬영한 것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수준 높은 컨버팅 작업을 하고 있다. 애초 화면의 깊이감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라 3D로 변환된 영상도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타이타닉 3D’ 제작비는 1800만 달러(약 200억원). 블록버스터 한 편 예산의 20% 정도다.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원작의 힘에 대한 믿음 때문. “모든 인간은 삶에 대한 갈망과 사랑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삽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죽음과 직면하죠. ‘타이타닉’이 언어와 문화를 넘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죠. 타이타닉 침몰 사건이 보여준 인간의 오만함이나 그 속에서 빛난 놀라운 희생 역시 시·공간을 넘어 의미를 갖는 가치죠.” (캐머런)

 “젊은 세대에게 ‘타이타닉’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그들을 위해 영화를 대형 스크린에 다시 올리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집에 앉아 한 손으론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아이패드로 볼 때와는 분명 다른 경험이 될 겁니다.” (랜도)

 일각에선 수익만 앞세웠다는 상술이란 비판도 일었다. 캐머런은 이에 대해 “모든 영화는 실험이고 도박이지만 동시에 상업이고 장사다. 3D 컨버팅은 할리우드의 새로운 ‘터보 충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대답했다. 그의 반론은 계속됐다.

 “대다수 사람이 한 번씩 보고 DVD까지 갖고 있는, 3시간이 넘는 재난 영화를 돈을 내고 다시 보러 올까요. 돈만 보고 벌인 일이 아닙니다. ‘타이타닉’은 제 인생에서도 아주 각별한 작품입니다. 제 고집과 열정의 결과물이 될 겁니다.”

 혹시 ‘타이타닉’을 다시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다. “당연히 3D 카메라로 찍어야죠. 세트 장면을 줄이고 그 사이 놀랍게 발전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더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요?” ‘3D 제왕’다운 결론이었다.

LA 중앙일보=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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