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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채인’ 게 아니라 ‘차인’ 것이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결혼을 준비 중인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남성은 ‘이유 없이 갑자기 헤어지자며 잠적하는 유형’을, 여성은 ‘양다리형’을 최악의 연애 경험으로 꼽았다.

 특히 남성들은 “갑자기 헤어지자는 문자를 보내고 연락이 두절돼 왜 채였는지조차 알 수 없다” “챙길 건 실컷 챙기고 연락을 끊어 채인 것이 분할 정도다”라고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남녀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일을 가리켜 ‘차다’라고 표현한다. 실연을 당한 쪽에서는 위에서처럼 ‘채이다’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채이다’는 ‘차다’의 이중피동이다. ‘차+이+다’ 형태인 ‘차이다’가 바른 표현이다.

 피동사는 ‘풀다→풀어지다’ ‘낫다→나아지다’에서와 같이 ‘-아/어지다’를 붙여 만드는 방법이 있다. 또 ‘놓다→놓이다’ ‘먹다→먹히다’ ‘물다→물리다’ ‘끊다→끊기다’ 등처럼 접사 ‘-이-, -히-, -리-, -기-’를 결합해 만드는 방법이 있다.

 ‘차다’를 피동으로 만들 때도 접사 ‘-이-’가 붙어 ‘차이다’가 된다. ‘차이다’의 준말이 ‘채다’이므로 ‘채다’에 ‘-이-’를 한 번 더 붙여 ‘채이다’라고 하면 이중피동이 된다.

 따라서 ‘차인, 차여, 차이고’ 또는 ‘챈, 채어, 채고’와 같이 활용해야 한다. 과거형 역시 ‘차이다’에 ‘-었-’을 붙여 ‘차였다’로 하든가, ‘채다’에 ‘-었-’을 붙인 ‘채었다’로 해야 한다. ‘채였다’(채이+었+다)로 하면 틀린 말이 된다.

 ‘차다’ ‘차이다’ ‘채다’ ‘차였다’ ‘채었다’ 형태가 바른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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