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안마기 70억원어치 팔았더니 홈쇼핑서 수수료 38억원 떼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안마기와 족탕기를 생산하는 중소 건강용품 제조업체 A사. 이 업체는 지난해 한 홈쇼핑 채널을 통해 안마기를 판매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이 중 38억5000만원이 홈쇼핑 업체 수수료로 나갔다. 수수료가 매출의 절반 이상(55%)이다.

이뿐이 아니다. ARS(음성응답시스템) 주문 할인금액과 무이자 할부 수수료 등 3억 5000만원을 추가로 홈쇼핑 쪽에 건넸다. 70억원 매출에 42억원(60%)이 홈쇼핑 유통비용으로 나간 것이다. 1만원어치를 팔아 업체가 손에 쥔 돈은 4000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들이 홈쇼핑 업체에 많게는 매출의 절반을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대 TV홈쇼핑 업체와 거래하는 납품 중소기업 59곳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공정위는 22일 “중소업체들의 수수료가 평균 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많게는 매출의 57%를 수수료로 부담하는 업체도 있었다”고 밝혔다.


 가장 수수료 부담이 높은 품목은 옷이었다. 여성 캐주얼 의류는 평균 수수료가 41.3%에 달했다. 여성 정장(40%)과 스포츠용품(36.4%), 남성 캐주얼(35.5%)의 수수료도 높은 편이었다.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내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아예 수수료를 정해놓고 방송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른바 ‘정액 수수료’다. 정액 수수료는 ‘복불복’이다. 매출이 좋으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싸게 먹히지만, 매출이 안 나오는 경우에도 정해진 수수료를 다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8000만원 정액으로 정했다 치자. 매출이 2억4000만원 나오면 수수료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그런데 매출이 1억6000만원밖에 나오지 않으면 수수료가 50%가 되는 셈이다. 공정위 정진욱 가맹유통과장은 “매출이 보장되지 않는 영세 업체일수록 홈쇼핑이 정액 방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자기 제품을 알리고 싶은 업체들은 손해를 볼 걸 감수하면서도 정액 방송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외에 추가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업체들은 ARS 할인비용과 무이자 할부비용, 세트제작 비용 등이 부담된다고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업체는 설문을 통해 “ARS 주문 할인은 홈쇼핑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실시하는 제도인데 납품 업체가 절반 이상의 비용을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공정위가 중소 납품업체의 수수료를 좀 더 인하하라는 의미에서 실태조사로 압력을 넣는다”는 것이다. 한 대형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매출의 10~14%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송출 수수료로 낸다”며 “평균 30%대인 수수료가 사실은 20% 안팎인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날 대형마트 납품업체 87곳을 설문조사한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평균 판매장려금은 매출 대비 10% 안팎이었다. 판매장려금은 납품업체들이 주문 물량이 많은 유통업체에 지불하는 사실상의 수수료다. 특히 생활용품과 신선식품의 경우 판매 장려금이 매출의 20%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정진욱 과장은 “일부 대형마트는 영세 업체에 ‘납품할 때 개별 물류망을 쓰지 말고 무조건 우리 물류센터를 이용하라’고 강요하고 있었다”며 “판촉사원 인건비도 업체당 2억원이 넘어 부담이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