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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위해 교육받는 아빠들

“오늘 배운 방법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자녀 교육에 앞장서겠습니다.” 자녀 교육 방법을 배우기 위해 50여 명의 학부모가 백석중학교를 찾았다.




도전하는 아버지의 모습, 아이들이 본받게 할 겁니다

15일 오후 서울 백석중 시청각실.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과 점퍼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50여 명의 남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백석중과 강서도서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자녀 성공의 Key는 아버지가 쥐고 있다’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아빠들이다. 강의가 시작되자 일제히 손에 펜을 쥐고,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뭔가를 열심히 받아 적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조만희(43·서울 가양1동)씨는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지만 어떤 방법으로 자녀를 교육해야 할지몰라 참가했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온 고순영(39·서울 등촌동)씨는 “아이들이 자랄수록 소통에 어려움을 느껴 남편을 따라 강의를 들으러 왔다 ”고 말했다. 강서도서관 문화기획팀 김영주 팀장은 “최근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들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인지 아버지교육에 대한 문의가 많아 이번 강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학습습관·지능은 아빠 영향 많이 받아



 강사로 나선 이해명 영재교육연구소 이해명소장은 “아버지가 나서야 자녀교육이 완성된다”며 “생활습관은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고, 학습습관이나 지능은 아빠를 많이 닮기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빠가 어렸을 때부터 자녀교육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지능의 92%가 완성되는 8~13세 때 아빠가 교육에 참여하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자녀에게 이 방법을 활용했다. 교육학 교수였던 그는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침에 30분씩 영어를 가르쳤다. 방법은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부모라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와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게 한 것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방법으로 아들의 영어실력은 월등히 향상됐다. 그는 “영어 문법을 강의하거나 지식을 전달한 게 아니고 단지 아이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을 뿐인데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아이를 직접 가르치면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아버지가 나서면 자녀는 부모에게 사랑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존감이 높아질 뿐 아니라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게 되죠. 성적이 오르는 이유입니다.” 이 소장의 아들은 대원외고를 거쳐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국내 로스쿨에 재학 중이다.



아빠는 자녀의 꿈·비전 찾아주는 역할



 학습지도뿐 아니라, 자녀와 소통하고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려는 아빠들은 점점 늘어나고있다. 1995년부터 아버지교육을 실시하는 ‘두란노 아버지학교’에는 총 16만명이 참여했다. 두란노 아버지학교 장상태 한국본부장은 “최근 들어 기업체쪽의 문의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자녀와 소통할 수 있다면 ‘아침·저녁으로 자녀 안아주기, 자녀와 1대 1로 시간 갖고 대화하기, 아내와 대화하기, 아버지에게 편지쓰기’와 같은 숙제도 마다하지 않는다. 교육 수료생들은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아직도 권위적이고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아빠가 됐을 것 같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스로를 200점짜리 아빠라고 생각해온 강명동(46·경기 안산시)씨는 2004년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됐다. “교육은 아내 몫이고 아빠는 아이와 놀아주는 역할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버지학교 수료 후에는 내가 아이들의 지표가 돼주고, 아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 후로는 국어·수학·사회 과목 학습지도뿐 아니라,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왔다. 꿈을 그려서 책상 앞에 붙이게 하고, 주간계획표를 짤 수 있게 했다. 현재 고3인 첫째 아들은 중국에서 유학 중이다. 올해 2월에 유학을 떠나 HSK 4급·5급 자격증을 땄다. 강씨는 “동기 부여를 해주니 공부는 스스로 찾아서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재준(44·경기 안산시)씨는 6년 전 교육받은 내용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예전에는 저의 생각대로 아이들을 이끌고 가려고 했다면, 이제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한식조리사자격증과 종이접기자격증을 딴 것도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한 도전이다. “아버지가 뭔가에 도전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빠처럼’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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