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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수능’ 대입 지원전략 3대 포인트

수능 시험이 쉬워지면 지원경쟁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지원전략을 세울 땐 어떤 변수들이 경쟁구도에 영향을 줄지 고려해야 한다. 올해 대학입시는 원점수 상승에 따른 지원자들의 눈높이 상승, 표준점수의 변화에 따른 상위권의 지원전략 변동, 수시 미등록 인원 충원 여부와 중복합격자 양산에 따른 정시모집 경쟁구도의 변화 등으로 압축된다.

 

① 학생부 영향력 강화 ② 동점자 증가 ③ 중·상위권 경쟁률 상승

기대심리 높아져 상향지원 성향 짙어져



 역대 수능 시험 중 2000, 2007, 2010학년도 시험이 쉽게 출제됐었다. 2000학년도는 영역별 만점자가 2~3%에 달할 정도로 ‘물수능’으로 불렸다. 2007학년도 땐 올해 입시처럼 언어와 수리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2010학년도엔 모의평가는 어려웠는데 예상과 달리 수능이 쉽게 나왔다.



 이렇게 수능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대학별 고사,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언어·수리·외국어의 반영비중 등 다른 전형요소들이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가졌다. 특히 학생부가 수능 성적 다음으로 영향력을 발휘했다. 종로학원 김명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입시에선 수능과 학생부를 비교해 유·불리를 판별해볼 것”을 조언했다. “최상위권 대학은 개인별 학생부 점수 차가 매우 작아 실질반영률이 작지만 중상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는 학생부 반영률이 높아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능이 쉬워지면 중상위권 수험생 층이 두터워져 이들의 지원전략 고민이 커지게 된다. 김 소장은 “당시엔 일부 특목고 출신이나 서울 강남지역 학생들이 재수를 대안으로 선택했었다”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과 비교해 우위를 나타낼 수 있는 차별화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특정 재능이나 성적을 반영하는 특차전형에 관심이 몰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눈치작전도 심화됐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능이 쉬워질 때마다 상향 지원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인문계열의 지원경향이 전공보다 간판을 중시하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도 역대 수능의 지원경향에 대해 “수험생들의 평균성적이 오르면 기대심리도 높아져 학과는 하향·안정 지원을 하고 대학은 상향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재수생이 늘고 재학생이 줄어든 점도 기대심리를 높이는 한 원인”이라고 꼽았다.



상위권은 표준점수의 변화에 집중해야



 수능이 쉬워지면 중·상위권을 중심으로 동점자가 증가한다. 이는 서울지역 소재 주요 대학들에 지원하는 수험생 층의 밀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0.1점 차이도 중요해진다. 김 실장은 “가채점 결과 예년엔 1등급에 속할 수험생이 올해는 2등급에 머무르고 있다”며 2등급이 적체될 것으로 예측했다. “백분위로는 5~15% 수험생들로 지원전략을 촘촘하게 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근 김용근입시전략연구소장은 “동점자에 대한 대학별 처리기준, 배점, 가중치를 비교해야 한다”며 “수시모집충원 여부에 따른 정시모집 인원의 변화가 그 판단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위권 수험생일수록 표준점수의 변화를 눈여겨봐야한다. 수능이 쉬워지면 원점수는 올라가지만 표준점수는 낮아진다. 올해 수능에선 외국어와 수리 ‘나’형이 쉽게 출제돼 인문계는 표준점수의 하락폭이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는 수리 ‘가’형이 어려워 하락폭이 인문계처럼 크진 않을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보다 수능 수험생 수는 감소했으나 수리 ‘가’형 응시자(16만2110여 명)는 1만220여 명이 증가했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는 “요즘 기업들이 이공계 학생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자연계 지원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자연계의 경쟁률 상승을 예고했다.



 오 이사는 “내신 석차 백분위 10% 이하 중위권은 지난해 합격자료를 1차로 참고해 지원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 내 상위권은 수능의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총점이 같아도 대학별 환산점수로 자신의 위치와지원 여부를 분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미등록 충원에 따른 경쟁구도 변화 분석을



 수능이 쉬워지면 높은 점수대의 수험생수가 많아져 중·상위권 대학들의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모집비율이 정시보다 높은 수시모집에서 미등록 인원까지 충원하려는 올해 입시정책과 맞물려 정시모집의 문을 더 좁게 만들 수 있다.



 이를 의식해 수시모집에 합격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면 수시 경쟁률도 높아질 수 있다. 즉 수시에서 정시로 넘기는 모집인원 규모가 얼마나 될지가 관건인 셈이다. 김 소장은 “현재 배포되는 배치표엔 정시모집 인원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수시 미등록 충원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20일 후에 나타날 경쟁상황을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수시 충원 여부는 추가합격 기회의 폭에 영향을 미친다. 정시에서 모집인원이 줄어들 경우 결원이 생긴 대학(전형)을 노리는 틈새 지원전략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미등록 인원을 충원하는 올해 수시에선 추가합격의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모집인원이 많이 발생하는 쪽과 적게 나오는 쪽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올해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오 이사는 “학생부 전형과 적성검사 전형에서 중복합격자가 늘어나 추가 충원도 많이 이뤄질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실장도 “상위권이 경쟁 심화를 우려해 안정지원 성향을 띠게 되면 중복합격자가 늘고 이들의 이동 폭도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상위권 대학들에 연쇄 영향을 미쳐 추가합격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을 빚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 대표는 “정시는 군별모집 복수합격에 따라 추가합격이 빈번해 실제 학과별합격성적의 편차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최초합격선이나 평균합격선이 아닌 합격선 하위 80%를 기준으로 지원여부를 분석할 것”을 조언했다. 이와 함께 추가합격에 따른 지원자들의 이동 변수를 고려해 “지원할 대학(학과)과 연계된 차상위 대학(학과)과의 연동관계를 계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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