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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라 불리는 선생님

인천 가좌고 권태원 체육교사(가운데 파란 옷)가 학교 강당에서 체대입시반 재학생,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졸업생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강정현 기자]


“준식아, 상체 세우고 좀 더 빨리 .”

학교, 바꿀 수 있다 <상> 나는 교사다
인천 가좌고 권태원 체육교사가 일궈낸 ‘5년의 기적’



 일요일인 20일 오후 7시 인천시 서구 가좌고 강당. 초시계를 든 김선명(19·인천대 체육교육과 1년)씨가 체대입시반 후배 윤준식(18)군에게 대입 실기종목을 지도하고 있다. 매주 두세 번 모교를 찾아 동생들을 가르치는 김씨는 “졸업생이 후배를 돕는 건 우리들의 역사”라고 말했다. 2004년 신설돼 교사 74명이 1370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공립 가좌고. 이곳 체대입시반의 ‘역사’는 제자들에게 ‘아빠’로 불리는 선생님 한 명의 열정에서 움텄다.



 체육교사 권태원(40)씨. 2006년 입시반을 만든 그는 첫해 네 명을 시작으로 2008~2011학년도에 15~20명씩 4년제 대학 체육계열에 진학시켰다. 수능 난이도가 들쭉날쭉한 ‘안개 입시’로 수험생이 불안해하는 요즘, 권 교사는 휴일에도 3학년 진학상담을 한다. “체대는 실기 비중이 커 경험이 중요합니다. 대형 학원이 수험생을 빨아들이지만 데이터를 모으니 입시지도가 가능해지더군요.”



 그가 입시 전문가가 된 계기는 2006년 봄. 형편이 넉넉지 않은 여학생 세 명이 찾아왔다. “체육교사가 되고 싶은데 학원비 30만원이 비싸서….” 마음이 짠했다. 그는 다음날부터 승용차에 제자들을 태우고 인근 인천체고를 오갔다.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운동하는지부터 보여줬다. 대학 후배의 학원을 찾아가 실기종목 정보를 구했다. 권 교사는 “체대 입시생은 1년 이상 선수 수준으로 운동을 시켜야 한다”며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알았으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학교에는 체육관이 없었다. 운동장에서 연습하다 비가 오면 지붕이 있는 단상에 매트를 깔았다. 복도에서도 땀을 흘렸다. 첫해 입시반 네 명 모두 4년제에 합격하자 학교 측도 체력단련실을 꾸며줬다.



 성과가 알려지면서 가좌고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의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로 선정됐다. 1억5000만원이 들어왔다. 체대입시반에 강사가 충원됐고, 올 초 강당이 생겼다. 과학경시반·수학심화반 등 40여 개 방과후 특화수업도 활발해졌다. 황범주 교감은 “공단 지역이고 전교생의 25%가 급식지원을 받지만 ‘해보자’는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2009년 102명이던 기초학력미달자가 올해 13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졸업생 정다운(23·인하대 체육교육과 3)씨는 “선생님은 우리가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 주시고 연습이 끝나면 밥이나 고기를 사주셨다”며 ‘권아빠’라고 저장된 휴대전화를 보여줬다.



글=김성탁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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