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바꿀 수 있다 <상> 나는 교사다교사 자긍심이 학교 바꾼다
인생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멘토를 자처하는 교사들도 많았다. 충남 동성중 한경화 교사는 ‘5분 책읽기’로 수업을 시작한다.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성장소설이나 수필 등을 골라 함께 읽고 토론하는 방식이다. 시간은 짧지만 또래 주인공을 떠올리며 아이들이 쉽게 줄거리에 몰입한다고 한다. ‘하지 말라’고 훈계하는 생활지도 방식 대신 함께 읽은 책을 놓고 배려나 질서, 도덕 등이 왜 중요한지를 얘기하는 것이다. 한 교사는 “‘선생님이 나를 지켜보고 있구나’라는 믿음만 있어도 아이들은 나쁜 길로 빠져들지 않는다”며 “교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이 아이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부단한 자기 계발과 변화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대전 이문고 방경태(49) 교사는 책으로만 하는 공부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이 학교에서는 방 교사 주도로 30여 개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학생들은 주제를 골라 체험활동을 하고 탐구보고서를 작성한다. 역사체험 동아리라면 관혼상제·성인식·혼례 등을 직접 체험하는 식이다.
방 교사는 “유언을 쓰고 관에 들어가는 임종 체험을 진행했는데, 사춘기인 학생들이 대부분 눈물을 흘리면서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 보더라”며 “교사들이 성의를 갖고 연구하면 아이들이 가슴으로 느끼며 의미 있는 답을 찾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팀=김성탁(팀장)·이원진·윤석만·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