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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10명 중 4명이 소득세 한 푼도 안 내는 나라

요즘 한나라당에서 ‘부자 증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원지는 쇄신파 그룹이다. 김성식 의원은 20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연소득 1억5000만~2억원 사이에 최고 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그 이상의 과표에 대해선 현재 35%의 세율을 38~4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4단계 소득세 과표 틀이 1996년에 만들어질 땐 최고구간(당시 8000만원 이상) 대상이 1만 명이었는데 지난해엔 최고구간(8800만원 이상) 대상이 무려 28만 명으로 늘었다”며 “경제가 성장한 만큼 과표구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지금은 대기업 부장과 재벌 총수의 소득세율이 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자 증세’ 논란 속 대한민국 세제 또 다른 구멍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세연 의원도 “소득 최고구간 신설은 시장경제 원칙을 저해하는 게 아니라 조세가 갖고 있는 소득 재분배 기능을 조금 더 강화하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두언·정태근 의원 등도 이달 초 ‘버핏세(부유세)’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부자 증세’가 증세 효과뿐 아니라 부유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6선의 홍사덕 의원도 개인소득세의 최고 세율 인상에 찬성 입장을 표시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신중한 자세다. 한 당직자는 “국민 정서만 따지면 추진할 수 있지만,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해도 증세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고 탈세를 부추기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어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자 증세’와 더불어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민 개세(皆稅)주의에 입각해 소득세 면세자들에게도 상징적 차원에서나마 소액(또는 저율) 과세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최저생계비를 밑도는 근로자에 대해선 세금을 거두더라도 전액 환급해 주는 방안이 보완책으로 거론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예결위에서 “우리나라 개인소득세의 취약점은 고소득자 부분에도 있지만, 아예 안 내는 사람이 반수에 달하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근로자 1517만 명 가운데 면세자는 592만 명이나 된다.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엔 면세점이 따로 없지만 복잡한 비과세 감면을 거쳐 과표액이 0원으로 낮아진 사람들이 그 정도로 많은 것이다.



 연세대 박태규 교수(경제학)는 “세율을 높이는 것보다 세원을 넓히는 게 더 중요하다”며 “담세 의식 차원에서 아주 소액이라도 세금을 내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소득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빠져나가는 부분이 많다. 소득 파악률을 높이면 면세 비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정책 자문역을 맡고 있는 한 교수는 “의원들도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면세 비율이 너무 높다는 문제 의식은 갖고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면세율을 낮추자는 얘기를 공론화하긴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한구 의원은 “세금 안 내는 사람이 너무 많아 종합적으로 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2002년 이후 소비 진작을 위해 소득세 과세 최저한도를 올린 반면, 일본은 2004년 고른 과세를 위해 이를 낮췄다.



김정하·임미진 기자





◆국민 개세(皆稅)주의=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 헌법 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해 국민 개세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모든 세원을 투명화해 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국민들의 자발적 납세 의식을 고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과도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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