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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무조건 ‘놀랠 일’이 아니다

가난한 노인이 울먹이며 집에 왔다. 생선 굽는 냄새에 끌려 부잣집 담 밑에서 서성였더니 냄새 맡은 값을 요구했다는 것. 노인의 아들은 돈을 챙겨 그 집으로 갔다. 집주인이 나오자 엽전을 짤랑짤랑 흔들더니 휙 돌아서며 말했다. “소리 들은 값은 안 받겠소. 냄새 값 대신이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노인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을까, ‘놀랜 가슴’을 쓸어내렸을까? “가난한 노인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와 같이 표현하는 게 바르다.



 ‘놀라다’는 뜻밖의 일·무서움에 가슴이 뛰거나, 색다른 것을 보고 감동하거나, 어처구니없어 기가 막히다는 뜻의 동사다. ‘놀래다’는 ‘놀라다’의 사동사로, 남을 놀라게 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너무 놀래 진정이 안 된다”고 하는 이가 종종 있지만 말하는 사람 자신의 가슴이 두근대는 것이므로 “너무 놀라 진정이 안 된다”고 해야 맞다. “우리가 도착한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그를 놀래 주자”와 같이 누군가를 놀라게 할 때 ‘놀래다’를 사용해야 한다.



 놀라게 하다의 뜻으로 입말에선 ‘놀래키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너는 매번 사람을 왜 이리 놀래키니?” “우리를 놀래키려고 뭘 숨겨 놓은 건 아니지?”처럼 사용하지만 ‘놀래키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놀래다’의 충청도 지역 사투리다.



 ‘놀래키다’를 그냥 ‘놀래다’로 고칠 경우 어색할 때가 많으므로 문맥에 따라 ‘놀래 주다’나 ‘놀라게 하다’ 등의 형태로 바꿔 주면 된다. “너는 매번 사람을 왜 이리 놀라게 하니?” “우리를 놀래 주려고 뭘 숨겨 놓은 건 아니지?”와 같이 써야 자연스럽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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