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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지갑 닫는 고소득층 … 백화점 매출 증가세 뚝

고소득층마저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각 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이 뚝 떨어졌다.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고가 여성의류 매장이 일요일인데도 텅 비어 있다. [변선구 기자]


경제의 양대 주축인 기업과 가계가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유럽발 경제 위축 한파가 예상보다 매서운 탓이다. 부유층조차 지갑을 닫자 명품 브랜드들도 세일 행렬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대기업들 역시 한 푼의 비용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소득층의 엥겔계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경기 둔화의 냉기는 영세 서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 조짐이 심상치 않다. 갑자기 들이닥친 늦가을 한파보다 더 으스스하다. 특히 그간 경기 변동에 둔감한 듯했던 고소득층마저 본격적으로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이런 냉기 탓에 백화점이 직격탄을 맞았다.



 올 상반기 높은 매출 신장률에 희색이 만면했던 백화점업계는 11월 성적표를 들고 울상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이달 1~17일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5%에 머물렀다. 상반기 신장률 16.5%의 6분의 1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의 이달 17일까지 매출 신장률도 2.9%에 그쳤다. 올 초 20~3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던 게 무색할 정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급랭하면서 이달 들어 백화점 매출이 ‘급전직하’하고 있다”며 “경기 불안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가 고소득층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길한 신호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달 롯데백화점의 남성 정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줄었다. 불황에 안 팔리는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남성 정장이다. 결혼 시즌임에도 예복 판매도 시원치 않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이맘때면 브랜드 매장마다 주말이면 하루 평균 5건 정도의 고가 예복을 판매하곤 했는데 올해는 1~2건밖에 안 팔린다”고 전했다.



 대표적 고가 상품인 모피 매장 역시 썰렁하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달 들어 17일까지 모피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뒷걸음쳤다. 지난해 11월의 모피 판매는 전년 대비 50% 신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중고 모피를 유행에 맞게 고쳐 주는 ‘모피 리폼 서비스’ 이용은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가전 제품 매장에서도 값싼 제품만 잘 팔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선 주로 55~75인치의 고가 TV가 판매되는데 요즘엔 46인치의 보급형 TV만 나간다”고 전했다.



 심지어 소비자들은 백화점 진열 상품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진열 상품으로 준비했던 김치냉장고 다섯 가지 모델이 매진됐다”며 “진열상품은 20% 정도 싸지만 다른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탄 제품이라 지난해엔 거들떠보는 이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따뜻했던 11월 날씨도 매출 부진에 큰 영향을 줬다. 방한용 의류 매출이 줄면서 각 백화점의 이달 아웃도어 의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5~10%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일찌감치 파격 세일에 돌입하기도 했다. 수년간 노세일을 고수하던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지난 14일부터 거위털 점퍼(구스다운) 신상품에 대한 30%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이태준 블랙야크 영업팀 차장은 “지난해엔 30만~60만원대 구스다운 점퍼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팔렸다. 올해도 잘 팔릴 것으로 생각하고 물량을 세 배가량 늘려 준비했는데 너무 안 팔려 결국 가격인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경기 한파에 백화점들은 ‘송년 세일’ 기간을 예년보다 늘려 잡았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17일 동안 송년 세일에 들어간다. 평소 열흘 정도였던 세일 기간을 일주일이나 늘렸다. 롯데백화점 정승인 마케팅 부문장은 “협력업체로부터 세일 기간을 늘려 달라는 요청이 많아져 이같이 결정했다”며 “세일에 참여하겠다는 브랜드도 지난해보다 높아져 70~80% 정도에 달한다”고 말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마크 제이콥스·에스까다·모스키노 등 명품 브랜드까지 동참해 겨울 신상품을 20~30% 할인해 준다.



 한편 대형마트의 매출도 11월 들어 크게 줄었다. 이마트의 경우 이달 17일까지 2.6% 성장에 그쳤으며, 패션레포츠 부문은 지난해보다 19.6% 줄었다. 하지만 외식이 줄면서 식품류 매출은 6~13%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생필품 위주의 소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가 상승하고 전세난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3분기 이후 본격화된 체감경기 하락이 11월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박혜민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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