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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대흉년’

한 대기업의 박모(47) 부장은 요즘 재테크의 ‘재’만 나와도 속이 쓰리다. 올해 투자 실적이 그의 표현대로 ‘참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내에서 “투자 잘한다”는 소리를 듣던 그였다.



올해 투자, 돈 불리기는커녕 원금도 못 지켰다
“기대수익률 낮추고 원금손실 막는 상품 찾아야”

 박 부장은 몇 년 전 은행 대출금 3억원을 얻어 10억원짜리 서울 강남의 재건축 예상 아파트를 샀다. 그 아파트는 전세를 놓고 자신은 강북 지역에 저렴한 전세로 사는 걸 택했다. 그렇게 만든 여유자금 2억원은 주식과 펀드에 나눠 투자했다. 하지만 올 들어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주식은 -18%, 펀드는 -12%까지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그를 더 불안하게 하는 건 부동산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9억원 중반대에 머물던 아파트값이 이달 들어 7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아파트 재건축에 제동이 걸리며 낙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 재산의 20% 이상이 올 들어 사라진 것 같다”며 “부동산과 주식·펀드 등 모든 투자 자산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에게 올해 투자 수확은 ‘극심한 흉년’ 그 자체다. 돈을 불리키는커녕 원금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3대 투자 자산인 주식·예금·부동산은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투자자는 어디에 투자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은 643조원에 달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7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코스피시장 종목 상위 30개와 코스닥시장 종목 상위 30개의 평균 수익률은 -5.34%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는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OCI 주식을 1조9020억원어치나 샀다가 경기 둔화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자 원금을 40% 가까이 까먹기도 했다.



 간접투자상품인 펀드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설정액 순위 10위권 상품의 평균 수익률(18일 기준, 에프앤가이드)은 연초보다 8.19%나 떨어졌다. 해외 주식 펀드 상위 10종은 평균 수익률이 -19.50%로 더욱 부진했다.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한 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원금의 10% 이상을 손해 봤다.



 안전한 투자처였던 예금금리의 경우 1년6개월째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은행의 순수 저축성 예금 금리 평균은 3.75%다. 하지만 이자소득세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 예금금리는 -1.68%였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뜻이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0.1% 떨어졌다. 강북 아파트 가격은 움직이지 않았으나 강남 아파트는 0.2% 내려 하락폭이 더 컸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올 초 각국의 부양책으로 경기가 회복되려 할 때 다시 유럽 재정위기라는 큰 악재가 터졌다”며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가 리스크가 있는 주식·부동산 등을 경쟁적으로 팔아치우다 보니 주요 투자 자산의 수익률이 죄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이러한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이제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원금 손실을 막아주는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점장은 “뒤돌아보면 과거에 돈을 번 상품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투자한 상품이었다”며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가 좋은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그걸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규·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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