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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 출판 → 앱 … 콘텐트 3대 ‘가훈은 변신’

삼성출판사 2세 경영인 김진용(오른쪽) 대표가 3세인 장남 김민석 N그룹장과 함께 서울 서초동 사옥의 옥상 정원을 거닐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노키아가 급작스럽게 추락한 데엔 긴 설명이 필요없다. 업계 1위의 자만심에 갇혀 기존의 패러다임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체 운영체제(OS)인 ‘심비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스마트폰의 미래를 제대로 점치지 못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자타가 강점으로 꼽는 핵심 역량 때문에 외려 더 빨리 망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잘되는 사업만 고집하다 한발 앞선 변화와 혁신 노력을 게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업체로 거듭난 삼성출판사



 그런 점에서 삼성출판사는‘변신의 명가’다. 현재 위치에서 그럭저럭 먹고살 만하다고 변신을 외면하면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된다는 진리를 일찌감치 간파한 가문이다.



창업주 김봉규 회장
 그 결과 조그마한 서점에서 시작한 회사는 대형 출판사로의 도약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 개발에 주력하면서 디지털 콘텐트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이 창립 이후 60년 동안 3대에 걸쳐 진행 중이다. 삼성출판사는 창업주 김봉규(80) 회장이 전쟁통이던 1951년 목포에서 “책으로 민족을 일으킨다”는 신념 하나로 세운 서점으로 발을 뗐다. 이후 도서총판을 거쳐 출판사로 변신한 삼성출판사는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앱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보들북-인기율동동요’‘베이비’‘이보영 영어명작동화’ 시리즈 등 애플 앱스토어와 SK텔레콤 티스토어에 모두 54종의 앱을 올려놓고 약 130만 건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순수하게 앱으로만 월 매출 1억원을 올리고 있다. 전체 매출 600억원 중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앱 매출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내년 앱 매출 목표는 30억원이다.



 최근 서울 서초동 삼성출판사 본사에서 만난 2세 경영인 김진용(55) 대표는 이처럼 변신을 서두르는 이유를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 ‘출판사는 종이책만 만든다’는 편견을 버리지 않으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가 1992년 삼성출판사 경영을 물려받기 전까지만 해도 삼성출판사는 국내 최대의 문학전집 출판사였다. 웬만한 가정마다 삼성출판사 문학전집이 응접실에 비치되던 시절이다. 1980년대 팬시문구점 ‘아트박스’로 대성공을 거둔 김 대표는 출판업을 승계한 이후 유통단가만 부풀리며 사양길로 접어든 방문판매제를 전격 폐지했다. 그러고선 유아·아동·여성·실용 도서 중심 출판사로 체질을 확 바꿨다. ‘지능업’‘연필잡고’‘철저반복’ 시리즈 등 스테디셀러가 생겨났고, 방문판매를 하지 않는 대신 대형마트·홈쇼핑·인터넷몰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 1년 만에 아동도서 1위 출판사로 거듭났다. 전집과 백과사전 시장은 사라지고 CD 한 장으로 압축됐다.



 디지털 콘텐트업체로의 변신은 김 대표의 장남인 김민석(30) N그룹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게임업체 넥슨과 포털업체 NHN에서 디지털 콘텐트를 다룬 뒤 2008년 말 삼성출판사에 입사해 도서·출판 콘텐트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오프라인 종이책으로만 유통하던 수많은 콘텐트를 앱 형태의 디지털 콘텐트로 변환해 서비스하는 새 시장의 잠재력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넥슨 시절 함께 일한 개발자들과 의기투합해 모바일 앱 개발사 ‘스마트스터디’를 자회사로 세우고, 지난해 삼성출판사의 멀티미디어 북 브랜드 ‘스마트북스’를 띄웠다. 그가 만든 ‘보들북-인기율동동요’는 1년 넘게 앱 다운로드 상위권에 올라 있다. 기존에 인기 있던 아동도서 콘텐트를 디지털화하고 살을 붙였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김 그룹장은 “외주를 주지 않고 개발자와 콘텐트 기획자가 한 지붕 아래 일하고 있어 콘텐트와 기술 모두를 충족하는 환경이 차별화 전략”이라며 “태블릿용 콘텐트의 매출은 미미하지만 이익률이 좋은 편이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최적”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1대 김봉규 회장 1951년 “책으로 민족을 일으킨다”는 신념으로 전남 목포에서 서점 창업. 이후 총판을 거쳐 출판사로 변신. 국내 최대 문학전집 출판사로 자리매김.



2대 김진용 대표 1992년 삼성출판사 대표이사 취임 이후 방문판매제 폐지. 유아·아동·여성·실용 도서 중심의 출판사로 변모. 2000년대 할인점·홈쇼핑·인터넷몰 사업에 진출.



3대 김민석 N그룹장 넥슨과 NHN을 거쳐 2008년 삼성출판사 입사. 현재 디지털 콘텐트 총괄하는 N그룹장과 자회사 스마트스터디 대표를 맡아 앱 개발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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