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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우정·애정·욕정의 결합,20년 넘은 커플도 10%는 ‘신혼’





로맨스 포에버를 위하여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미네소타대의 엘런 버샤이드(사회심리학) 교수는 실험에 참가한 남녀 젊은이들에게 네 가지 목록을 만들라고 했다. 네 가지 목록의 제목은 ‘친구들’ ‘좋아하는 사람들’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 리스트가 제일 짧았다. 보통 단 한 사람만이 리스트에 올랐는데 그 단 한 명은 나머지 세 리스트에도 모두 올랐다. 버샤이드 교수가 내린 결론은 “사랑은 우정·애정·색욕의 결합이며 그래서 사랑이 그토록 강력하다”는 것이었다.

‘제 눈에 안경’만큼 강한 사랑에 빠진 사람을 잘 표현하는 관용구도 없다. ‘보잘것없는 물건이라도 제 마음에 들면 좋게 보인다’는 뜻이다. 학술용어인 ‘핑크 렌즈 효과(pink lens effect)’도 같은 상태를 지칭한다. 곰보가 보조개로 보이는 상태다. 배우자를 ‘이상화(idealization)’하는 가운데 단점은 안 보이고 장점만 보이는 것이다.



열정적인 로맨틱한 사랑이 식으면 ‘동반자적 사랑(companionate love)’이 된다. 동반자적 사랑은 부부가 서로 존중하는 깊고 성숙한 사랑이다. 배우자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까지 객관적으로 파악해 포용하는 단계다. 동반자적 사랑도 좋지만 로맨틱한 사랑이 계속되는 것은 물론 더 좋다. 텍사스오스틴대 심리학자들은 1981년 결혼한 168 커플을 10년 넘게 추적했다. 연구 결과 ‘제 눈에 안경’이 계속되는 로맨틱한 커플들의 결혼 생활이 더 행복했다.

결혼한 지 수십 년이 됐으나 ‘제 눈에 안경’ 상태를 유지하는 커플들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2005년 파비아대의 연구에 따르면 0%다. 연구진은 로맨스의 유효기간은 1년이라고 발표했다. 훨씬 희망적인 결과를 뉴욕스토니브룩대(NYSB) 연구진이 2009년 발표했다. 20년 넘은 커플들의 뇌 중에서도 10%가량은 새로 로맨스를 시작한 뇌와 비슷한 화학반응을 했다.



90%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부부들도 포함될 것이다. 에모리대의 래리 영 박사에 따르면 문제가 있는 부부들을 약물로 치료하는 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언젠가는 사랑이 식은 뇌를 사랑으로 타오르는 뇌로 바꿔 주는 약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 약은 물론 윤리적인 문제도 수반한다.

그런 억지 수단을 쓰지 않고도 행복한 커플 10%에 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로맨틱한 행동을 하면 로맨틱한 감정을 맞볼 수 있다. 억지로 웃어도 기쁘고 행복해진다는 것과 같은 원리다. 경험 사례에 의존하는 카운슬러들뿐만 아니라 과학자들도 “뇌를 속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산책, 꽃 주고받기, 키스, 포옹, 촛불 켜고 식사하기, 사랑이 담긴 카드·편지 쓰기와 같은 로맨틱한 행동을 하면 실제로 로맨틱한 감정이 되살아난다. 커플이 새로운 체험을 함께 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뉴욕스토니브룩대의 아서 애런 교수에 따르면 가 보지 않은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뇌에는 사랑작용이 일어난다. 애들 없이 모처럼 부부만 휴가를 떠나는 것도 좋다.



‘바빠서 로맨스 어쩌고 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구제불능이지만 한마디로 로맨스는 학습이 가능한 스킬(skill)이다. 그런데 미국이 ‘로맨스 선진국’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로맨틱해지는 1001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지은 그레고리 고덱은 미국 남성의 60~70%는 로맨스 측면에서 ‘얼간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남성·여성의 로맨스 차이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오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생리적으로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센티멘털하게 된다고 알려졌다. 남자들도 충분히 로맨틱하게 될 수 있으나 로맨틱한 감정을 표출하는 훈련을 받지 못해 어색하다는 게 로맨스 업계의 중론이다. 로맨스도 고장난명(孤掌難鳴)이다. 부부가 로맨스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한쪽이 로맨틱해지면 상승효과로 다른 쪽도 로맨틱해질 가능성이 열린다고 로맨스 전문가들은 증언한다.



영원한 로맨스 유지법에 대해서는 로맨스소설 작가만 한 전문가도 없다. 그들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특히 로맨스소설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들은 여성에게 말하는 법을 안다는 점을 지적한다. 소설가들에 따르면 우선 남자들이 아내에게 말을 많이 하는 게 좋다. 로맨스소설에 빠진 여성들은 소설에 나오는 성애 장면보다는 주인공 남자가 한 말을 더 잘 기억한다. 언어 커뮤니케이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보디랭귀지다. 로맨스소설 작가들은 상대방의 눈을 보고 말할 것, 손 잡기, 배우자가 말할 때 고개 끄덕이기 등을 권장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 피해야 할 것은 ‘나는 다 안다’는 태도다. 최근 가족심리저널(JFP)에는 5년 이상 된 100쌍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가장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졌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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