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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노순 천안농협 조합장이 말하는 비전

윤노순 조합장은 “조합원의 경제·사회·문화적 지위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발로 뛰는 조합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영회 기자]




“조합원·고객 이익이 최우선 … 투명경영·전문성 강화” ?

서기에서 간부까지 토박이 농협맨



윤노순(58·전 천안농협 상임이사) 천안농협 조합장(13대)이 11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조합장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천안농협(2/4분기 기준) 재정규모는 상호예수금 8805억원, 대출금 6357억원 등 1조5352억원에 이른다. 조합원 5850명, 준 조합원 7만200명, 직원 257명 등 7만6000명(9월 말 현재)이 넘는다. 충남·북지역 조합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윤 조합장은 1976년 풍세농협(1996년 천안농협과 합병)에 입사해 35년간 일하며 말단 직원에서 경영진까지 올라온 천안 토박이다. 실무에서부터 경영관리까지 경험한 CEO다. 하지만 그의 초년 시절의 농협은 지금처럼 성장한 조합이 아니었다. 입사 당시 월급으로 받은 5만원. 이마저도 제때 나오지 않는 달이 많았다. 농약 판매·재고 관리 책임도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었다. 논과 소를 팔아 진 빚을 갚아야 했다. 사표만 3번이나 제출했다.



 하지만 힘든 고비를 보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주경야독으로 상무 전형시험에 합격, 1987년 충남 최연소로 간부 자리에 올랐다. 1994년엔 천안농협 전무, 3년 뒤 상임이사를 거치며 농협을 탄탄히 이끌어가는 전문가가 됐다.



 그에게 있어 농협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1980년대 초반 풍세농협 근무 당시 남관리 교각이 끊어지고 제방이 무너지는 수혜가 발생했다. 건물과 창고에도 순식간 물이 차 올랐다. 당시 양곡 200가마가 쌓여 있었고 마감하지 못한 고객들의 돈이 사무실에 그대로 있었다. 순간적 기지를 발휘해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가정과 자신의 몸은 안중에 없고 오직 쌀과 고객이 맡긴 돈만 눈에 보였다고 한다.



 일에 묻혀 살아온 그가 가장 미안한 사람이 있다. 바로 가족이다. 젊은 시절 아빠로서 두 딸과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게 평생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다음은 윤노순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취임식 후 첫 일정을 어떻게 보냈나.



 “오전 6시 일어나 풍세, 광덕 지역 영농현장을 방문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경제복지센터 추곡수매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추곡수매와 관련한 애로점을 듣고 개선 방안에 대해 이야기도 나눴다. 유관기관도 방문해 감사 인사를 드리고 농협과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왜 조합장에 도전했나.



 “일하면서 농촌의 어려운 환경에 대해 늘 고민해 왔다.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개선해보고자 노력했는데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혀 한계를 느꼈다. 농협 목적이 ‘농업인의 삶의 질 제고’다. 조합장이 돼 조합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실익을 주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게 됐다.”



-농협과의 인연이 남다를 것 같다.



 “1970년대 농촌운동(4H운동)을 하면서 농협과 첫 인연을 맺었다. 농협 재직기간 동안 부장, 상무, 지점장, 상임이사를 거쳤다. 실무를 겸비한 CEO로서 복지농촌 건설,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평생을 전통 농협맨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천안농협의 현안과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요즘 대출 등 자산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불안한 부동산 시장 영향으로 신규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수익창출 영역을 다변화 할 필요성이 있다. 신규사업영역에 대한 역량도 부족하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치열해지고 있는 금융기관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직원 업무 역량을 강화하고 외환·펀드·판매업무를 확대해야 한다. 또 e-금융을 활성화시켜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다변화해야 한다. 고객을 위한 종합금융 서비스 강화,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기자본 확충, 조합자립경영 기반 구축, 조합원 사업참여 확대, 준조합원 증가에 따른 체계적 관리, 영농지원 강화, 투명경영, 저소득층 지원, 봉사활동, 리스크 관리 강화 등도 추진해야 한다.”



-실현 가능한 공약인가.



 “조합원에게 투명경영과 고부가가치 경영을 통해 ‘조합원과 함께 성장하는 천안농협 건설’을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조합원 수익 창출을 위해 친환경농산물등 각종 작목반 육성지원,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센터 유치, 억대 농업소득 조합원클럽 육성, 농산물 공판장 활성화와 소비자단체조직, 조합원복지 향상을 위한 복지시설, 영농현장에서 조합원과 함께하는 영농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농협이 추구하는 조합원의 경제·사회·문화 지위 향상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발로 뛰겠다. 열린 생각으로 경청하고 마음에 새기면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학교급식·식자재공급센터 추진을 약속했다.



 “학교급식과 관련해 천안시와 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농협에서 준비해야 할 부분은 차근차근 실행할 것이다. 학교 식재료 납품 시 가장 먼저 고려 돼야 할 사항은 안전이다. 공신력 있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수도권으로 출하된 뒤 다시 지역으로 내려오는 물류의 비효율화, 이로 인한 물류비·농산물값 상승, 신선도 저하 등의 문제는 개선해야만 한다. 학교급식센터·식자재공급센터를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농업인 조합원과의 계약재배·직거래를 통한 물류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는 저렴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 받을 수 있고 조합원들은 안정적인 출하처를 확보할 수 있어 소비자와 농업인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이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계약재배, 품목단위 작목반 집중 육성, 당일 배송체계, 전문인력과 냉장탑차 확보 등이 필요하다”



-농산물공판장, 소비단체 활성화도 눈길을 끈다.



 “작목반에서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산지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유기질퇴비 등 친환경 자재를 지원할 계획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출하해 농산물공판장의 경쟁력도 확보해 나갈 것이다. 천안농협 공판장 소속 중도매인(과일 13명, 채소 14명)을 늘릴 예정이다. 또 주부·대학생(3000명)과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원(1700여 가구)을 이용한 고품질 농산물 판매대책을 세워 갈 것이다.”



-고객을 위한 정책은 무엇이 있나.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등 회원들로 구성된 멘토들이 정기적으로 농촌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한국문화나 생활예절교육, 자녀교육·상담 등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이웃과도 소통의 장을 마련할 생각이다. 노인복지시설도 설치하는 복지농협을 실현하겠다. 현재 천안농협 직원들 모임인 축구회(남), 초록회(여)동아리 모임에서 소외된 계층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다각도의 봉사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이 밖에 독거노인을 위한 환원사업을 발굴, 추진하는 등 지역조합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조합원과 고객에게 한 말씀.



 “충남 최고의 도시, 충남 최고의 농협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조합원과 고객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하는 조합장이 되겠다. 아울러 결손가정 돕기, 청소년 범죄 예방 등 지역사회에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혜택을 제공해 사회에서 꼭 필요한 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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