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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APEC 뒤흔든 ‘TPP 리더십’ … “아태 경제질서 주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사진) 일본 총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질서를 이끄는 룰 메이커가 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다. 노다 총리는 먼저 “TPP 협상 참여를 위해 관계국과 협의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21개 회원국 정상 앞에서 공언했다. 그러곤 “TPP는 아태 지역 자유무역지대 구상의 기초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이 이 구상을 실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APEC은 일본과 TPP를 위한 무대였다. 모든 이슈와 화제를 TPP가 빨아들일 정도로 일본의 TPP 협상 참여는 메가톤급 이슈였다. 아태 지역 경제 패권을 꿈꾸는 미국과 중국(G2)의 희비 역시 일본 때문에 갈렸다. TPP를 주도하는 미국은 일본이란 우군을 만나 기세를 올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단절 없는 완전한 지역 경제공동체란 궁극적 목적을 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기뻐했다. 반면 허를 찔린 중국은 고립무원의 위기감에 휩싸였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추가로 참가 의향을 밝히면서 아태 지역에서 TPP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일본 때문에 TPP가 활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고무된 일본의 분위기를 전했다. 현실적으로 농산물 개방 폭을 최소화해야 하는 일본이 TPP 협상을 주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반대론이 들끓고 있는 국내 환경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다 총리가 ‘일본 주도의 경제 질서’란 기치를 든 데는 “한국과 중국 등 경쟁국들에 뒤처질 수 없다”는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일 언론들의 분석이다.



 회의에서 노다 총리는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에너지 제약에 직면하고 있는 ‘세계의 과제 선진국’”이라면서 “이런 과제를 새로운 성장의 원천으로 만들기 위한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연내에 일본 재생 기본전략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휘청대는 일본에 대해 느끼는 외국의 불안한 시선을 ‘과제 선진국’이란 말로 표현했다. 정면으로 맞서 이를 극복해 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다.



 이렇듯 TPP를 앞세워 하와이에서 ‘펄펄’ 날았던 노다 총리지만 귀국길은 편치만은 않다. 찬반으로 쪼개진 국론 분열 속에서 나온 전격적인 결정이었던 만큼 앞으로가 더 가시밭길이다. 야당인 자민당은 노다 총리의 결정이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졸속 결정’이라며 강력한 문책을 벼르고 있다. 또 “TPP 협상 참여를 위해 관계국들과 협의에 들어가겠다”는 그의 교묘한 표현은 아전인수식 해석을 숱하게 낳았다. 여당인 민주당 내 반대론을 주도했던 야마다 마사히코(山田正彦) 전 농림수산상은 “총리의 발언은 교섭 참가가 아니라 사전 교섭을 해보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교섭 참가의 전 단계에서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TPP 참여 문제는 이제부터 연장전을 치러야 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전투”라고도 했다.



 휴일인 13일엔 노다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지바(千葉)현 후나바시(船橋)시에서 농민단체 회원 등 500명이 참가한 TPP 반대 집회가 열렸다. “재해 복구 이전에 TPP 협의를 시작하는 것은 잘못이다” “노다 총리의 고향인 지바현이 선두에 서서 싸워야 한다”는 험한 소리까지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노다 총리는 APEC 폐회 뒤 기자들에게 “충분한 국민적 논의를 거쳐 국익의 관점에서 TPP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기 위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노다, 일본이 본격적인 협상에 참여하게 되는 내년 봄까지 그의 정치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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