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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안개 입시’ 애간장 타는데 … 놀토 연휴 즐긴 공교육

윤석만
사회부문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10일)이 끝난 뒤 학교와 학원 분위기는 정반대다. 학원은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학교는 너무 조용하다. 현장에 가보니 과목별 난이도가 들쭉날쭉한 ‘안개 입시’로 불안감에 시달리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사교육기관을 찾고 있었다.



 14일 서울의 대형 학원이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연 입시설명회. 월요일인데도 1만3000여 명이 몰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한 주부는 “딸이 수시에 지원했는데 가채점 등급컷 예상 점수가 제각각이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췄는지 알 수가 없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데 정부나 학교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 말했다.



13일 다른 학원이 주최한 설명회장도 강의 시작 한 시간 전에 꽉 찼다. 4200부의 입시자료는 30분만에 동났다.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학원 측이 급히 추가 자료를 가져왔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해 엄마들은 서로 가져가려고 몸싸움까지 했다.



  하지만 학교는 대부분 수능 직후 손을 놓았다. 서울 노원구 A고는 수능 다음 날인 11일 가채점 성적만 취합했을 뿐 제자들을 도우려는 노력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12일부터 대학별 논술시험이 시작되는데도 교장과 교사들은 주말에 ‘놀토’ 연휴를 즐겼다.



강서구 B고도 이번 주 내내 기말고사만 치를 뿐 별다른 입시지도가 없다. 이 학교 김모(18)양은 “수시 1차 접수를 혼자서 하다 보니 아무 전략 없이 바보처럼 지원했다”며 “조언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학교에선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교사들이 진학지도에 열심인 학교도 있다. 이런 곳은 대부분 사립이다. 공립고는 대놓고 “학원 가서 준비하라”고 할 정도다.



 여느 해보다도 변수가 많은 ‘안개 입시’에 전국 70만 명의 수험생들은 애간장이 탄다. 선발 방식만 3000개가 넘는 ‘난수표 전형’ 때문에 ‘정보가 실력’이라는 말이 나온다. 겹치기 논술시험을 보려고 퀵서비스 오토바이에 몸을 맡기는 제자들과 학원 배치표 한 장을 얻으려고 악을 쓰는 엄마들의 심정을 선생님들과 교육당국은 아는 걸까. 학교와 교육관료들이 방관하면 학원만 흥(興)한다. 공교육이 사교육을 이길 수 없는 이유다.



윤석만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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