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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고혈압약, 자몽주스와 먹으면 부정맥·어지럼증 생길 수 있어

고지혈증으로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고 있는 김용필(46·경기도 안산시)씨는 최근 이상한 경험을 했다. 별 생각 없이 물 대신 자몽 주스와 함께 약을 복용한 뒤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처음엔 머리가 조금 어지럽고 두통이 생기더니 나중엔 현기증이 심해 제대로 서있을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의자에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 2시간이 지나서야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서울대 약학대 신완균 교수는 “자몽 주스에 들어 있는 허브 성분인 퓨라노쿠마린(furanocoumarin)이 약물이 간에서 분해되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대사(代謝)과정을 방해해 부작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함께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는 음료수가 있어 약은 가급적 물로만 먹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이중 과학적으로 부작용이 입증된 음료수와 약물의 ‘궁합’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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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파괴되는 근무력증 생겨

김씨처럼 고지혈증 약을 먹는 사람은 평소 자몽 주스를 먹지 않는 게 좋다. 고지혈증 약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약사교육전문업체 팜스터디 정재훈 대표(약사)는 “자몽에 들어있는 허브 성분인 퓨라노쿠마린이 간에서 약물의 독성을 제거하고 분해시켜 불필요한 성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대사 효소를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고지혈증 약을 먹은 후 분해 과정을 거치지 못해 혈액에 계속 약 성분이 남게 되므로 혈중 농도가 높아진다. 한 번에 약을 두 배로 먹는 셈이다. 정 대표는 “이로 인해 근육통·현기증·어지럼증과 함께 근육이 파괴되는 횡문근융해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육이 파괴되면 근무력증·통증이 생긴다. 고혈압 약도 자몽 주스와는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같은 원리로 심장부정맥·저혈압·어지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녹차나 홍차를 마신 후 빈혈약을 먹어야 한다면 2시간이 지난 후 복용하는 게 좋다. 차의 떨떠름한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빈혈약의 철분 성분과 결합해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철분제를 먼저 복용했다면 2시간이 지난 후 녹차를 마신다. 철분제가 위에서 장까지 가는 데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알로에 주스는 강심제·이뇨제·부정맥 치료제와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정 대표는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져 칼륨 결핍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약물 효과가 커 심장과 근육 기능이 약화된다.

 장을 자극하는 변비약도 우유와는 상극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변비약은 장 내부를 매끈하게 하거나 대장을 팽창시키는 등 다양한 원리로 배변을 촉진한다. 신 교수는 “둘코락스처럼 장을 자극해 배변을 촉진하는 변비약은 우유와 함께 먹으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우유가 위의 산도를 높여 장에서 녹아야 할 변비약을 위에서 먼저 녹게 만든다. 그 결과 약의 성분이 위를 자극해 오심·구토·위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우유는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여드름약)·항진균제(무좀약)와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 우유를 마셨다면 4~6시간 후 약을 복용하도록 한다.


단시간에 두통 없애려면 커피+아스피린

약과 함께 먹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음료도 있을까. 갑자기 머리가 아파 단시간에 두통을 없애려면 커피와 아스피린을 함께 먹는 것도 권할 만하다. 신완균 교수는 “두통이 생겨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을 복용할 때 커피를 함께 마시면 카페인이 중추신경을 자극해 약효가 빨리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페인이 함유된 게보린이나 펜잘, 또는 감기약을 먹을 때는 카페인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정 대표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 톨(tall) 사이즈 한 잔에는 150㎎의 카페인이 들어있는데 복합감기약 1캡슐에는 10~15㎎, 게보린에는 50㎎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 함께 먹으면 카페인 과잉섭취로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불안·불면·메스꺼움·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뇨성 고혈압 약을 먹는다면 오렌지 주스로 칼륨을 보충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고혈압 약이 칼륨을 몸 밖으로 빼내 체내 칼륨량이 부족해지는데 오렌지 주스로 칼륨을 보충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고혈압 약이 칼륨을 몸 밖으로 빼내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고혈압 약의 종류만 130여 가지. 이 중에는 오히려 칼륨을 몸속에 저장하는 고혈압 약도 있다.

 신 교수는 “고혈압 약 중에는 칼륨을 체내에 붙잡아두는 것도 있다. 이럴 때 오렌지 주스를 먹으면 체내 칼륨 양이 갑자기 많아져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체내 칼륨 양이 많건 적건 심장 부정맥과 연관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칼륨이 지나치거나 부족하면 불규칙한 맥박·심계항진·근육통 등이 생길 수 있다.

무조건 식후 30분 복용, 잘못된 상식

약을 복용할 때는 올바른 복약법을 숙지해야 한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식후 30분에 약을 먹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후 30분은 약을 잊지 않고 복용하기 좋은 시간일 뿐이라는 얘기다. 약 복용법은 열 가지 정도다. 신 교수는 “식사 전, 식사 직후, 식사 30분 후, 공복 시, 일어난 직후, 자기 전, 식사 2시간 후 등 매우 다양하다”며 “반드시 30분을 기다리는 것보다 함께 먹는 약과 질병에 따라 복용법을 달리해 매번 빠뜨리지 않고 먹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온라인 복약정보방’(http://medication.kfda.go.kr)에서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장치선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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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