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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인 …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 … 사유 없는 내용은 맹목” 유민은 김영희 멘토였다

『유민 홍진기 이야기-이 사람아, 공부해』의 저자 김영희(75·얼굴)는 경력 53년의 베테랑 저널리스트다. 현재 중앙일보 편집국 최고참인 그를 보며 평소 느꼈던 오랜 의문이 이 책을 보면서 풀렸다. 김영희 기자의 책상 주위에는 늘 이런저런 역사와 철학책들이 쌓여 있고, 해외출장의 주요 목표가 도서 구입인가 하면, 70세가 넘었는데도 대학·대학원생들과 나란히 앉아 철학 강좌를 수강하기도 하는 그에게 품어 왔던 의문이었다. 그것은 이 책의 주인공이자 그의 일생의 멘토였던 유민이 젊은 김영희에게 각인시킨 ‘삶의 습관’이었다. 중단 없는 독서와 사색으로 일관한 학인(學人)의 삶….

 김영희는 1965년부터 86년 유민 홍진기 회장의 별세 때까지 유민의 관심권 안에서 그의 편달을 받으며 기자로서의 황금 시기를 보냈다고 고백했다. 80년대에는 해마다 두 번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신문발행인협회(FIEJ) 이사회와 총회에 참석하는 유민을 수행하는 일도 김영희의 몫이었다. 그때마다 직접 지도를 받으며 유민의 맨 얼굴과 내면을 엿볼 수 있었고 ‘독자생존(讀者生存)’의 지혜를 배웠다.

 김영희는 유민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나는 읽는다. 그래서 존재한다”는 명제에 정확히 부합하는 일생을 산 인물이라고. 유민의 삶을 단 한마디로 그려낸 ‘학인’이란 표현은 거기서 비롯됐다. 정부 관료로서 또 언론과 기업의 경영인으로서 유민이 남긴 업적의 뿌리를 김영희는 그렇게 재조명했다. 유민을 수행하던 어느 날 들었던 한마디,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사유 없는 내용은 맹목이다”라는 이야기를 잊지 않고 평생의 화두로 간직해왔기 때문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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