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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4기 울랄라 세션 리더 임윤택 … ‘슈퍼스타 K3’ 우승 일궜다


노래를 부르던 그가 모자를 벗어 던졌다. 항암치료로 빠졌던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객석은 열광했다. 심사위원이 ‘항상 모자를 쓰는 이유’를 물어 위암 투병 사실이 밝혀졌던 그였다. 그 모자를, 마지막 무대에서 관객에게 힘껏 던졌다. “이제 나는 괜찮다”는 선언 같았다.

 오디션 프로 ‘슈퍼스타K3’ 결승 무대가 열린 11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우승자가 호명됐다. 매번 프로급 기량을 뽐냈던 ‘울랄라 세션(임윤택·박승일·김명훈·박광선)’이었다. 총점 982점. 627점을 받은 버스커버스커를 압도했다. 다른 멤버들은 감격의 눈물을 보였지만 리더 임윤택(32)은 소년처럼 헤헤 웃기만 했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었다. 그가 무대의 진짜 주인공이라는 걸. 생방송 직후 울랄라 세션과 마주 앉았다. 건강이 괜찮으냐는 질문에 그가 답했다.

11일 밤, 올해의 ‘슈퍼스타K’가 된 울랄라 세션. 왼쪽부터 박승일·김명훈·박광선·임윤택.
 “저 얼굴이 원래 하얘요. 아파서 창백한 게 아니라.” 웃음이 터졌다. 자세한 건강상태를 밝히는 대신 ‘호전됐다’고 했다. “제 건강이 호전된 이유는 딱 하나 ‘긍정’이에요. 처음에 수술 받고 휠체어 타고 있을 때도 하도 돌아다니면서 웃긴 짓을 하니까 정신과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합숙하면서도 아침에 제가 애들 다 깨우고 다녔어요. 의사 선생님이 속상해하시던 걸요. 너 괜찮은데 왜 그렇게 아프게 (방송) 나가느냐고.”

 울랄라 세션은 동네의 ‘노는 친구들’이었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15년 전. 비보이 댄서 임윤택의 춤 실력은 이미 유명했다. “이 친구들이 저를 봤어요. 동네에서 논다는 친구들이었죠. 저도 많이 놀았고요. 광선이는 10년 전에 만났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저를 보고 ‘형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는데 결국 함께하게 됐죠.”

 그렇게 동고동락한 지 15년. 미사리 라이브 카페 등에서 노래를 했다.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다. 박승일(31)은 수상 직후 “서른 넘었는데 왜 그렇게 살고 있느냐고 비웃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음악에 매달렸지만 이들은 무명이었고, 그래서 아마추어였다.

 더 큰 시련은 올 1월 찾아왔다. 임윤택이 암 선고를 받았다. 위암 4기. 의사는 멤버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를 친형처럼 믿고 따랐던 멤버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그때 임윤택이 믿을 수 없는 제안을 했다.

 “슈스케에 나가자고 했죠. ‘형 한 번만 믿어줘. 15년 동안 믿고 따라와준 거 보상해줄게’라고 했어요.” 말려도 소용없었다. 투병과 오디션 도전이 함께 시작됐다. 동생들은 ‘우승해 상금을 형의 치료비에 보태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형은 ‘내가 없더라도 동생들이 먹고살 길은 마련해줘야 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매주 월요일 정기검진을 받으면서도 연습을 거듭했다. 9월 말 생방송이 시작된 후론 2시간 이상 자지 못했다. ‘이번 무대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이들을 잠들 수 없게 했다. 보답이라도 받듯 심사위원을 비롯한 유명 뮤지션의 찬사가 이어졌다. 박진영은 “당신들은 미친 사람들”이라는 극찬을 보냈다. 다른 본선 경쟁자들은 애초부터 ‘우승은 울랄라 세션’이라고 했다.

 “1등에 대한 욕심보다 저희 자신과의 싸움이었어요. 그래도 자부심이 있다면 남의 도움을 단 한번도 받지 않고 모든 것을 저희끼리 했다는 거죠. 아파서 목숨을 걸었느냐고요. 아니요. 무대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매번 목숨을 걸었습니다.”

 울랄라 세션은 결승 무대에서 작곡가 박근태의 곡 ‘너와 함께’를 불렀다. ‘서른 넘었는데 왜 그렇게 사느냐’는 비웃음에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거다’ 대답했던 이들의 끼가 폭발했다. 높은 음역을 넘나드는 목소리, 최고의 퍼포먼스. 울랄라 세션을 위해 만들어진 이 곡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너만 보면 힘이 솟는 나잖아. 내 손을 잡아. 넌 나의 슈퍼스타.”

 지금, 우리가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임주리 기자

임윤택 말말말

“사람들이 ‘아파서 어떻게 해’라고 말하는 게 싫어요. 전 아침에 일어나서 제가 아프다는 생각을 안 하거든요. 치료하면 되잖아요. 불치병도 아니고 난치병일 뿐인데.”

“전 즐겁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에요. 제 무대를 보고 ‘잘 봤어요, 너무 즐거워요’라고 말해 준다면 아픈 것도 빨리 나을 것 같고 에너지를 받
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날, 떠나가는 날, 하늘도 슬퍼서 울어준 날, 빗속에 떠날 나였음을 넌 알고 있는 듯이’(고 장진영 유작 ‘청연’OST ‘서쪽 하늘’ 중)…희한하게 전 이 부분이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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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