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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전교 1등 이윤서양 일과

“틈새시간만 잘 활용해도 성적을 올릴 수 있어요.” 이윤서양은 이동하면서 영어 듣기를 공부하고, 쉬는 시간 틈틈이 잠을 청해 피로를 푼다.


중학교 때 ‘공부 좀 했다’는 최상위권 학생들만 모이는 특목·자율고.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전교 1등과 꼴등은 있기 마련이다. 특목·자율고에서 전교 1등을 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할까? 8일 오전 6시30분, 하나고를 찾은 기자가 전교 1등 이윤서(2학년)양과 하루를 보냈다.

티끌같은 틈새시간 모아 태산같이 활용

 오전 6시40분. 잠에서 깬 이양은 점호를 한 뒤 기숙사를 한 바퀴 돌았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 정신이 맑아져요.” 기숙사에 들어가 등교 준비를 마친 후 이양은 면학실로 향했다. 7시10분, 수업시간까지는 45분가량 남았다.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 여느 학생들과 달리 이양은 이런 틈새시간을 활용해 공부를 한다. 이양이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주요 비결이다. “쪼개면 적지만 합치면 많아요. 매일 30분 씩만 더 공부해도 일주일이면 3시간30분, 한달이면 15시간이 넘으니까요.” 티끌같은 틈새 시간을 모아 태산같이 활용하는 셈이다.

 이양이 놓치지 않는 틈새시간은 아침·점심·저녁·밤으로 나뉜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를 합하면 3시간가량 된다. 아침시간(7시10~55분)에는 주로 언어영역 문제를 푼다. 시간분배가 중요한 외국어영역과 달리 언어영역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지문 별로 쪼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심을 20분 만에 먹은 뒤 이양은 다시 면학실로 향했다. 수업에서 중요했던 내용이나 이해 못한 부분을 남은 40분 동안 복습하기 위해서다. 점심시간에 담당교사를 찾아가 질문을 하기도 한다. 저녁 면학시간(7시~11시30분) 중간에 주어지는 30분의 간식시간에는 주위가 어수선해도 집중할 수 있는 수학책을 손에 든다. 밤(12시20분~1시20분)에는 면학시간에 못 다한 내용을 살피거나, 그날 풀었던 문제 중 틀린 문제를 복습한다.

 그렇다고 틈새시간에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3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자리에 엎드린 이양은 수업종이 울리고나서야 일어났다. 이양은 조금이라도 졸리면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쉬는 시간에 공부하는 것보다 수업시간에 졸지 않는 게 더 중요해요.”
 
걸을 때 MP3로 영어소설 듣고 텝스 70점 올라

 입학 전 치른 반 배치고사에서 이양의 성적은 100등 정도였다. 1학년 전체 학생들 중 딱 중간 성적이었다. 우열반을 나눌 때 영어는 A·B·C·D반 중 C반이었다. 1학년 첫 중간고사 과학시험은 50점대(4등급)를 받기도 했다. 중학교 때 슬럼프에 빠져 가장 낮았던 성적이 전교 6등이었던 이양에게는 충격이었다. “이렇게 잘하는 아이들 틈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점점 자신이 없어졌죠.” 하지만 아무리 궁리해봐도 열심히 하는 것 외에 다른 방안이 없었다. 틈새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가장 부족하다고 느낀 영어 듣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이동시간을 이용했다. 기숙사에서 면학실로, 면학실에서 교실로 옮길 때마다 MP3로 영어소설을 들었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영어시험으로 보는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등 분야별 강연)’를 듣는다”는 이양은 “이 방법을 활용한 뒤 텝스 점수가 70점이나 올랐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냥 듣기만 해서 실력이 향상된 건 아니다. “한두 번 들은 뒤에는 정독하면서 독해를 해요. 그 후에 외울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 듣죠.”
 
역사·문학 당시 시대상황 이해하며 학습

 하루 공부를 정리하는 면학시간. ‘근현대사’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이양은 가끔 천장을 올려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들어가 보는 중”이라는 이양은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는 또 다른 비결로 ‘이해하기’를 꼽았다. “역사는 말 그대로 이야기”라는 이양은 연대별 사건을 달달 외우기보다 ‘고종은 왜 나라를 빼앗길 수밖에 없었나?’를 고민하며 세계정세와 우리나라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문학을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시험을 보기 위해 주제, 작가의 의도, 시대적 배경을 외우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요. 내가 그 시대 사람이 돼 소설·시와 같은 문학작품 속으로 들어가 봐야죠.?『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을 때, 1970년대 ‘소외된 삶’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주제와 작가의 의도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해하면서 공부하면 의문점이 많이 생겨 내용을 깊이있게 파고들 수 있어요. 이번 시험에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다음 학기 공부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수능대비에도 제격이죠.”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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