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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양선 목숨끊는 사람 많아 자살용 독약이 행복약으로 팔려”

“현재 북한에서는 식량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남한에서 보내준 쌀·생필품 등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이 빼돌리고 있다고 한다. 살기 어려우니 자살하는 이들이 많다. 독약이 ‘행복약’이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거래되고 있다.”(평양 거주 40대 여성)

 “병원에서 약을 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평범한 사람들은 제대로 된 약을 구하기 힘들다.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는 ‘얼음’을 구해다 쓴다. 마약인데 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평양 인근 거주 50대 남성)


 북한의 현 상황을 전하는 북한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공개됐다. 통일 지원 단체인 선진통일연합(상임의장 박세일)이 올여름 한 달간 극비리에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서다.

 선진통일연합은 13일 “지난 8월 북한 국경과 인접한 중국의 한 도시에서 북한 주민 14명을 대상으로 통일 인식 설문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인 북한 주민은 평양·나선경제특구·함경도 등에 거주하는 30~60대로 사무직·농민·주부 등 여러 계층이며 군인도 한 명 포함됐다. 10년 동안 한·중 교류 사업을 해온 김봉기(56) 선진통일연합 영등포지부 대표가 중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실시했다. 이 중 6명에 대한 인터뷰는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극도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고 의약품 대신 마약에 의존하는 실정이었다. 북한의 체제에 대해선 8명이 “매우 불안하다”고 답했다. “탈북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이도 8명이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선 10명이 “매우 나빠졌다”고 답했다. 12명은 “식량 배급이 끊어졌거나 배급량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플 때는 “병원 진찰 없이 시장에서 약을 사다 쓴다”는 이가 6명, “‘얼음’(마약)에 의존한다”는 이가 2명이었다. 권력의 부자 세습에 대해선 부정적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 많았다. “체제에 불만이 많다”는 이가 7명이었지만, “3대 세습에 반대한다”는 답은 2명에 그쳤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GH코리아가 북한 이탈 주민 중 5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탈북자의 72.1%는 경제적으로 힘들어 북한을 떠났으며 54.6%가 지금도 북한에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진통일연합과 북한민주화위원회는 14일 서울 정동 ‘사랑의 열매’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주민 인터뷰 동영상과 설문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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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